일본 체류기 - 에노시마 & 가마쿠라 편 [3]

  사실 가마쿠라를 둘러보는 것은 일본 역사나 불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매우 지루한 일이 될 수 있는데, 비슷비슷한 사찰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또 얼마나 위치상의 균일성이 없는지, 다 한번씩 돌아보는 루트를 계획하기도 힘들뿐더러, 그 거리도 자기 다리만을 믿고 돌아다니다가는 중간에 지쳐서 포기하게 되는 그런 곳이다. 따라서 여행자에게는 두가지 여행 방법이 절대적으로 권장되는데, 첫번째는 철저하게 사전에 지도를 보고 이동 경로와 둘러볼 것을 정하고 이동 수단에 대한 계획을 철저하게 세운 다음에 그대로 움직이는 것이고. 둘째는, 내가 했던 것처럼, 아무 생각없이 역에서 내린 다음에 앞으로 걸어간 후 갈림길이 나오면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다수의 사람들이 보는 것은 구경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아마 가마쿠라 역에서 나와 위에서의 2번 원칙에 충실했다면, [2]편의 마지막에 나왔던 빨간색 도리이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나면서 길 양옆으로 펼쳐지는 것은 유명한 관광지와 역 사이를 이어주는 수많은 기념품 가게들이다. 전통의 차라던가, 관광객들이 꽤나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물건을 많이 파니까 재정상태 넉넉한 부르주아 관광객이라면 구입을 고려할만 하다. 물론 나의 경우는 눈으로 흝고 사진으로 찍고 지나치다보니 어느 사이엔가 통과해버렸지만 말이다.

한참을 걸어오다가 뒤돌아서 찍은 사진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았는데 대부분은 멀리서 온 관광객은 아니고 주변에서 산책 겸 나온 사람들이 많아보였다. 그렇다고 외지인이 적은 것은 아니고, 단지 비율만 적을 뿐이었다. 일본인은 꽤나 산책을 좋아하는 듯 보이는데, 이런저런 경험에서; 이렇게 잘 정비된 길과 공원들이 많아서 도움이 될 듯 하다. 회사에서도 일하는 도중에 시도때도 없이 산보를 다녀온다?!

  돌아다니면서 보는 외국인의 비율은 확실히 일본이 많다. 도쿄 지하철만 타도 쉽게 느낄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세계를 돌아다니며 배낭여행을 즐기는 서양인들의 커다란 배낭을 맨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아마, "아시아에 가보자." 마음 먹으면 자연스럽게 일본으로 향하게 되나보다. 닛코에 갔을 때는 어떤 남미 계통의 부부로 보이는 배낭여행객이 나를 일본인인줄 알고 영어로 말을 걸어온 적이 있었다. 그쪽도 영어가 능숙하지는 못한것 같았는데, "이쪽으로 가는 버스는 여기서 타는데, 반대편으로 가는 버스는 어디서 타나요?" 라는 말을 물어보길래, 길을 쭉 훑어보니까 저 건너편에 버스정류장이 보이길래 손가락으로 "저기요" 하고 가르쳐주니까 (나도 당연히 확신은 없었다. 한국인인걸;)  "아리가또" 하고 가더라.

얼굴만 교묘하게 가려졌다

  위에서 보듯, 이러한 신사나 사찰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기념품 판매점, 주로 오미쿠지라는 운세를 뽑아보는 것이나, 소원을 나무판에 적어 걸어놓을 때의 그 나무 자체를 판매하고 있다. 사실, 저런 무녀 옷을 입은 여성은 다 알바생이란다.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어떤 종교를 계승하는 집안의 몇대 째 손녀딸, 뭐 이런게 아닌 것이다.

  닛코하니까 생각났는데, 닛코에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방금 그곳에 도착한 듯한 어떤 30대 여성분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버스정류장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손에는 일본 100배 즐기기였나 하는 일본 여행오면 다들 참고한다는 가이드북이 들려있어서, 아하, 한국분이구나 하고 쉽게 눈치챌수 있었는데. 아마 어느 버스를 타야 목적지에 가는지 엄청 헷갈려 하시는 것 같았다. 버스를 타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은 다들 좀 나이가 있으셨고, 그나마 내가 가장 젊었기에 나를 선택한건지 "Excuse me can you speak English?" 라고 물어보시길래, "아뇨, 저 일본사람아니고 한국사람이에요" 라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거의 3주를 일본어만 쓰면서 보냈더니, 한국어로 스위칭이 안되고 일본어 그대로 나와버리는 거다. 그러니 잠깐 당황하신듯, 더 명확한 발음으로 영어 할 줄 아냐고 물어보시길래, 그때서야 한국말로 대답하고 목적지까지 동행한 적이 있다. 서로간에 꽤나 반가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러한게 있지만, 뭔지는 모르겠다

 

  뭔가 가장 거대한 사찰의 하나로 보였지만, 역시 공사중으로 가려놓은 건물이 많았고, 비슷비슷한 건축물 일색이었기에 그냥 빠져나왔다. 눈으로 보는 것의 의미를 알지못하면 무의미 한 것이다. 말그대로. 아사쿠사에 갔을때도 입구의 커다란 문이 공사중이어서 전체를 가려놔서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는데, 일본이 문화제 보수가 잦은것인지, 운이 없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위에서의 언어간의 스위칭 이야기를 계속해보면, 일본어는 우리나라와 어순이 똑같아서 어느정도 어휘가 많이 익숙해지면 참 우리나라 말과 헷갈리는 언어다. 우리나라 말을 써야할때 자연스럽게 일어가 나오고 일어가 나와야 할때 자연스럽게 한국어가 나와서 곤란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주로 일본어를 중간쯤 배운사람들이 잘 이러는 것 같은데; 경험상.  회사에서도 일본어로 말해야 함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어가 불현듯 튀어나와서 주위사람을 벙찌게 만든적이 몇번 있었지 아마; 하지만 영어와 일본어, 한국어군은 잘 스위칭이 안된다. 일본에서 5주를 보내고 일주일도 안지나서 미국에 갔을때, 식당에서 주문을 확인 할때, 자꾸 Yes 해야할 상황에서 はい가 나오는 바람에 꽤나 애 먹었던 일이 있다. 아마 일본인 인줄 알았을 듯;

다음으로 간 역시 뭔지 모르는 곳

  첫번째 신사를 본 후, 나와서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길이 상당히 헷갈리는 데다가 역시 긴 거리를 걸어야 해서 간신히 도착한 이 시점에서 이미 체력은 바닥났고, 우리는 여기만 보고 어서 집으로 철수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사실 이곳이 오늘 만난 최고의 강적이었다. = ㅂ= 하지만 볼거리는 꽤나 많았는데, 한번 들어가보도록 하자. 아, 입장권을 구입해야 들여보내주더라. 성인 500엔이었던가.

거대한 목조 건물 등장

  후에 나라에서 보게될 동대사에는 못미치지만, 이 당시에는 한국에서는 이만한 크기의 건물을 좀처럼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꽤나 깊은 인상을 받았다. 따라서 사진도 한장 찰칵. 주위의 나무 한그루 한그루도 철저하게 관리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본인은 세상에서 작은거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사람들인 것이다. 소심한건지 꼼꼼한건지. 아니면 우리가 지나치게 대범하던지? 이어령씨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이라는 책도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게 당연한 건가보다.

다소 으시시한 불상?

  오랜만에 공개한다는 불상앞에서 몰래 사진을 찍었다. 원래는 촬영금지라고 엄격하게 써붙여 있었지만; 덕분에 흔들렸다. 다소 괴기스러운 불상. 흉칙하게 마른 석가모니? 의 모습에 뒤에는 수십개의 손이 나와있었다. 박물관에 가보니 이러한 불상도 학문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자세한 방법이 있는 듯 보였지만, 사실 잘 모르니 뭐가로 코멘트 할 것은 없다. 일본은 토속적으로 가지고 있던 신앙과 불교가 혼합되어 주종교로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흔히 볼수 있는 신사에서 손뼉 딱딱 치고 묵념하는 것이랑, 집에서 사람이 죽으면 종한번 땡, 치고 묵념하는 것이랑 다들 우리나라에는 없는 그들만의 민속신앙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불교의 경우는 다들 아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전파되어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우리나라가 고려시대 이후에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장려하여 유교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사상이 된 반면, 일본은 유교의 영향을 받지 않고 불교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다.

  이론적인 근거가 없는 이야기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일본의 더 개방적인 성문화가 이것에 기초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 반라의 불상에서 볼수 있듯이 육체를 드러내는데 꺼리낌이 없는 불교 문화와, 온몸을 꽁꽁 싸매고 머리도 싸매고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유교의 차이에서 오늘날의 성이나 육체를 접하는 우리들의 태도가 일본과 다르게 형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조금의 영향은 있을 것이다. 아마.

뒷산 등반 도중 찍은 손오공?

 

  이 곳은 비싼 입장료내고 건물들만 살펴보는 곳이 아니다. 뒤쪽으로 들어가보면 산을 올라갈 수 있도록 꾸며 놨는데, 길도 좋고, 마치 모노노케히메에 나오는 이끼 가득한 바위와 햇살 비치는 숲길이 이어져서 지친 몸에도 불구하고 올라가 보기로 했다.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숲길은 하지만 곧 끝나버리고 지겹게도 이어지는 계단 길의 연속이었는데, 올라가다 보니 왠 손오공을 형상화해놓은 조각들이 중간중간에 있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마치 힘들게 올라가는 모습을 약올리는 것 같아서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는데, 저 녀석들의 유래가 궁금했다. "도대체, 뭐하는 놈들이야?"

  올라가다보면 팻말에 천국의 하이킹 코스니, 무슨 꿈의 전망대? 니 하면서 지친몸에 그나마 자극을 주는 문구들을 써놓았다. 그리고 그나마 중간에 시원한 식수를 먹을 수 있는 식수대?가 있어서 탈수는 면하고 올라가기를 계속 할 수 있었다. 전에도 이야기 했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신사 앞에 있는 꼭 우리나라의 약수터 같이 생긴 곳은 손을 씻는 곳이지 물마시는 곳이 아니다. 또 꼭 우리나라의 손씻는 것처럼 생긴 아래서 위로 솟구치면서 물이 나오는 철제 수도꼭지 비슷한 것은 손씻는 것이 아니라 식수로 입을 대고 물 마시는 곳이다. 남이 쓴 바가지로 어떻게 물을 마실수 있냐? 고 말하는 것 처럼 일본 사람들은 공중을 날아가는 물줄기를 입으로 캐치한다.  

전망대에서 한눈에 내려다본 가마쿠라

  다 올라와서 내려다본 풍경에 한눈에 펼쳐지는 가마쿠라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여기만 올라와보면 가마쿠라를 다 봤다고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1000엔쯤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수초만에 올라가서 열리는 문 사이로 펼쳐지는 아래 풍경을 기대하며 창가로 다가가는 것도 물론, 나름의 된장녀틱한 매력이 있지만, 이렇게 땀 뻘뻘 흘리면서 수십분간 등산을 하다시피해서 보게되는 쉽게 얻기 힘든 가마쿠라와 바다의 풍경도 역시 나름대로 아니 오히려 더 매력이 있는 것이다. 아마, 좋은 카메라의 소유자라면 오면서 멋진 사진들도 잔뜩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나무 숲이라던가.. 아무튼 우리는 시간이 없기에, 실은 집에 얼른 가서 씻고 밥을 먹고 쉬고 싶은 욕심에 땀만 좀 식히고 다시 내려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일본식 정원

  일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은 스시라던가 사무라이같은 것도 물론 꼽을 수 있겠지만, 아름다움의 측면에서는 아마 정원이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한다.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사물로 우주를 표현한다는 그들의 정원 철학을 이번 체류에서는 자세히 볼 기회는 없었지만, 내려오면서 보게된 이 건물의 정원으로 절반 이상은 느껴보지 않았나 싶다. 세계적인 유명세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수의 외국인들이 와서 비디오를 찍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렇게 관리하려면 정말 쉽지 않을텐데, 아마 건물을 대여해주고 받는 돈으로 관리비를 충당하는 것 같다. 건물에 들어가면서 본 통제 구역쪽에는 일부 유명가문들이 가족 모임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이 건물을 빌려서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사진 쪽이 강세라면 서양사람들은 왠지 비디오를 더 선호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 심지어는 오다이바에 들어가는 유리카모메 전철의 젤 앞자리에 타고 있으려니(가장 앞자리는 2좌석이다) 앞에 탄 외국인 아저씨가 전철 바닥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비디오 카메라를 장치해서 오다이바에 들어가는 수십분간 계속 녹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중에 또 볼까 과연?

서둘러 역으로 향했다

  여름이라 해가 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있었지만, 그래도 피로한 몸때문에 귀가를 서둘렀다. 이왕 꽤나 온 길을 돌아가기는 싫고해서 근처에 있는 북가마쿠라? 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가하기로 정한 후 걸어가기 시작했다. 역시 만만치 않은 거리. 이 철로를 통과하는 열차를 타고 집이 있는 도쿄로 향하게 된다. 이 열차에서 흥미로운 것은 앞쪽과 뒷쪽은 일반 차량이라 흔히 우리가 보는 지하철이랑 다르지 않은데, 중간은 특석으로 2층구조를 가진 지정좌석의 새마을호 비슷한 수준의 깔끔한 서비스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멋도 모르고 탓다가 추가 요금을 내야하는 것 같아서 일반 칸으로 옮겨가려 했지만, 그마저도 굳게 닫힌 문으로 여의치가 않았다. 결국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후 후다닥 뛰어서 일반 차량으로 다시 탑승. 모르면 고생이다. 오사카의 여성 전용칸 탑승으로 또 이러한 경험이 한번 있었구나..

자 이제 열차를 기다리자

 

  북가마쿠라 역에 도착에서 표를 구입한 후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면서의 사진이다. 오늘의 힘든 여정을 마무리 하는 사진. 이때부터 집에 도착할때까지는, 그야말로 의자에서 죽은듯이 잠들어서 아무런 기억도 없는 상태. 한해 두해 나이가 먹고 중년의 나이가 되면 절대 해볼 수 없는 이러한 여행이기도 한데, 아쉬움 없이 돌아다녀 보는 추억을 남겨서 2006년의 여름은 꽤나 오래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젊어서는 돈을 빌려서라도 여행을 가자." 라고 느낀것은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다.


Posted by Hwijung

2007/03/11 17:38 2007/03/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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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에노시마 & 가마쿠라 편 [2]

  꽤나 힘겨울 수 있는 계단을 다 올라가면 정상에는 섬을 멀리서 봐도 한가운데 우뚝 솟은 것이 보이는 전망대가 위치하고 있다. 올라가 보면 주위 풍경이 멀리까지 다 보인다고는 하나, 올라오면서 본 풍경도 나쁘지 않았고, 게다가 유료였기에 그냥 패스; 관광자의 입장에서는 높은 곳만 올라가면 다 돈을 내라는 상술이 아쉬울 수도 있다. 도쿄타워든, 롯뽄기 모리타워든, 요코하마 랜드마크타워든, 오사카성이든 죄다 돈을 내야했다. 오로지 도쿄도청사만이 무료. 실제로 내가 돈 내고 올라가본 곳은 모리타워, 오사카성. 모리타워는 학생 할인을 받아서 1000엔인데 그 값어치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고, 오사카성은 괜히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고 그랬다. 특히 여성 분들에게는 도쿄도청사가 아닌 모리타워에서의 야경을 꼭 관람하기를 권하는데, 이유는 단순히 반짝이는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와 조명, 그리고 창밖의 불빛은 전망대 전체를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만들어 준다. 커플들 우글우글;

별로 들어가는 사람도 없었다

  이제 가파른 계단은 나타나지 않고 평만한 길의 오르내림이 반복될 뿐이다. 시간이 없다면 여기에서 더 내려가지 않고 주위의 신사들 만을 돌다가 다른 길로 해서 내려가는 쪽을 선택해도 될 것이고 이왕 온 김에 더 보고 싶다면 계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보자. 사실 크게 볼 것은 없지만 해외여행에서의 잔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어짜피 무료로 개방되어있는 곳. 더 둘러봐도 될 것 같다. 바다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깊이 들어가봐야 한다. 군데군데 좋은 위치에 벤치들이 있으므로 도시락 싸와서 피크닉을 즐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이제 부터는 자연만이 펼쳐진다

 

  자연을 사랑해서 한국에서도 이곳저곳 돌아다닌 사람에게는 별로 대단치는 않은 풍경이 펼쳐지지만, 한국과는 다른 깔끔하게 정리된 인공의 느낌과 자연 환경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 있다. 이러한 아기자기한 자연 말고 더 웅장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하코네 쪽이 좋다는 말이 있더라. 비록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녀온 사람들이 꽤나 추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괜찮을 것 같다. 사실, 이 에노시마가마쿠라하코네 관광을 포기하고 온 곳이다. 만약 하코네를 갔다면 이곳은 오지 않았을 것이고, 이곳을 왔으니 하코네는 보지 못한 것이다.

  하코네 관광에는 하코네 프리패스라고 해서 신쥬쿠에서 출발하는 열차 비용까지 커버하는 5000엔? 가량의 티켓을 판매하는데 이 티켓으로 하코네 내부의 케이블카며 유람선이며 탑승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게 사용기간이 2~3일이라서 한사람이 다녀오는데 쓰고 다음날 다른 사람이 다녀오는데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사실. 물론 신쥬쿠에 돌아오는 열차에서 이 티켓을 사용하면 안된단다. 신쥬쿠에서 내릴때 개찰하는 순간 티켓을 먹어버린다나. 암튼 원래는 한장을 구입해서 이 전날 내가 쓰고 이날 식객이 다녀오는 것으로 절약해서 관광을 할 예정이었으나.. 뭐, 일본에 온지 하루밖에 안되는 식객이 혼자 하코네까지 다녀오는게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모처럼이니 같이 다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바로 이 곳으로 목적지를 급히 변경한 사연이 있는 것이다. 덕분에 돈은 많이 절약했지만, 하코네의 검은 달걀을 먹어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 것이다.

연인들을 위한?

  시간이 남는 관계로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는데, 흥미로운 것을 발견. 저 잔뜩 걸린 자물쇠와 종은 무엇이냐 하면, 연인들이 서로의 이름을 쓴 자물쇠를 걸고 종을 치면서 커플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맹세한다고 한다. 용연의 종이라나. 주위가 온통 자물쇠로 빼곡했는데, 수십년은 되어보이는 녹이슬어 툭 치면 으스러질 것 같은 자물쇠도 다수 발견. 과연, 이곳에서 영원을 맹세한 커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일본 젊은이들의 연애관에 비추어보면 대다수는 이미 깨진 커플들의 잊혀지지 않은 잔재 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말이다. 설마, 결별과 동시에 이 곳을 찾아 자물쇠를 풀면서 액떔했다 말하는 사람도 있을라나 -ㅅ-;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는 대부분 바다에 던져버릴 것 같은데 말이다.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영원함을 믿을 것 이니까.

  한달동안 주말마다 여행지를 골라서 아침부터 출발해서 뚜벅이 여행을 하면서 느낀건데, 정말 체력 관리를 해야겠구나..; 오후 4시 이상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다리도 아프고, 날도 덥고, 끈적대는 온 몸 때문에. 따라서 항상 여행에 여유는 있었다. 어짜피 체력의 한계가 시간의 한계보다 먼저 올 것을 아니까,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을 일찍 알아차렸기 때문에 이날도 마찬가지로 느긋하게 둘러보고 있는 것이다.

섬을 횡단하면 한가로운 바닷가에 도달한다

 

  자물쇠 천국이나 썡뚱맞은 절, 동굴안에 있는 신사등을 구경하고, 또한 한가롭게 일광욕을 하면서 늘어져있는 돼지 고양이들을 따라서 길을 계속 걸어가면 쭉 이어지는 내려가는 계단이 나온다. 꽤나 많이 내려가는 계단인데, 문제는 이 계단을 섬에서 나오려면 도로 올라와야 한다는 점. 다리가 벌써 자기 멋대로 놀기 시작했다면 그냥 오던길을 천천히 내려가 섬을 나가는게 좋을 것이고 아직 여유있다면, 계단을 내려와서 위 사진처럼 펼쳐지는 태평양을 감상해보자. 섬의 구석이라고 소홀한게 아니라 꽤나 멋진 길을 만들어서 바다를 구경할 수 있게 해놨다. 뭐 나중에 가면 길 끝에 유료관람 동굴이 있어서 왜 이러게 길을 잘 만들어 놨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지만, 여기까지는 무료니까 한가롭게 걸어도 될 것이다. 참고로 동굴은 정~말 볼 것이 없다고 한다.

  동굴까지 도달해서 입장료에 쓴웃음을 짓는 순간이 오면 당신은 에노시마를 모두 불러봤다고 할 수 있겠다. 온 길을 고대로 돌아서 섬을 나오면 되겠다. 나는 더 가는 길이 없을까? 해서 바다로 내려가서 바닷가 절벽을 오르내리는 다이나믹 스포츠를 즐겼지만, 길이 없더라; 아무튼 글의 시점도 왔던 길을 그대로 따라 나와 우리가 도착했던 역 옆의 에노시마 역까지 철수해보자.

에노덴의 종점, 에노시마 역이다

  에노덴에노시마덴샤의 약자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이름은 중요한게 아니고 꽤나 유명한 관광자원이라는 점은 알아둬야겠다. 고작해야 몇량 되지도 않는 전차에 기찻길도 복선화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간혹 기다리고, 주택가나 도로위에 나있는 선로를 아슬아슬 다니며, 한쪽으로 바다를 끼고 달린다. 초고속의 흔들림도 없는 신칸센이 일본의 세계적인 철도 기술로 유명하다면, 에노덴은 그 정 반대의 의미로 유명한 것이다. 마치 수십 년전의 열차를 타는 듯한 느낌이랄까. 소박한 의미에서의 기쁨을 준다. 하나 더 있다면, 만화책 슬램덩크에서 에노덴을 탄 주인공의 모습이 묘사되고 있기도 해서 더 유명한 것이다.

  삐걱삐걱 에노덴을 타고 바다라도 구경하면서 가마쿠라역으로 향했다. 가마쿠라의 유명한 대불을 보려면 가마쿠라역이 아니라 그 전역에서 하차에서 봐야한다지만, 대불이야 뭐 볼꺼 있겠어? 하고 바로 무시하면서 가마쿠라까지 달렸다. 가마쿠라는 워낙 유적도 많고 걸어다니면서 보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렌탈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꼴사납고 해서, 가이드에서 정말 유명한 것 몇개만 꼽아서 보기로 했다. 사실 불친절한 가이드책 때문에 그나마 어느게 유명한지 모르고 감으로 찍었달까. 사실 그 마저도 돌아다니는 도중에 힘들어 ㅠ _ ㅠ 하면서 포기했지만 말이다.

이 도리이를 찾자

 

    가마쿠라 역에서 내려 당황스럽게도 그 복잡함에 놀라 이리저리 해매다가, 문득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쪽으로 따라가면 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쫓아가기 시작. 끼니도 거르고 다니는 여행인지라, 가방에서 꺼내먹은 야마자키 빵으로 허기를 달래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에노시마에서 걸었던 것 만큼, 아니 그 이상을 걸어야 하므로 단단히 준비하자 -ㅅ- 이때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 내가 돌아본 유적지가 어떤 의미가 있고 무엇을 중요하게 봐야하는지 따위는 잊어버린 채 의무감에 돌아다닌 것 같다. 따라서 여행기에도 무슨 고유명사라던가 그런 것을 쓸수는 없고 단지, 사진과 느낌만을 적는 무성의한 여행기가 될 수 밖에 없게 되겠다. 바로 이날의 태양과 이날의 더위 때문에.


[3]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7/02/19 00:03 2007/02/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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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에노시마 & 가마쿠라 편 [1]

  오사카 지방 여행기까지 완료하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여행기를 쓰고나서, 다시 도쿄에 있었던 시절로 돌아가 계속하자니 내키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체류기. 완전무결하게 완성은 짓고 넘어가고 싶어서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한여름의 도쿄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쿄에 숙박을 잡은 여행객이 하루를 투자해서 둘러볼 수 있는 도쿄 밖의 관광지는 몇 군데가 있다. 대표적으로 하코네, 닛코. 둘 다 기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한다는 공통점 이외에도 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각각 독특한 자연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닮아있다. 그 외로는 에노시마 & 가마쿠라가 바다와 신사와 사찰을 한꺼번에 구경할 수 있어서 하루 코스로 인기가 높은 편이고, 요코하마는 세련된 도심과 이국적인 모습을 보기위해 모여드는 관광객들이 많은 도시이다. 이들은 각각 하루종일 돌아볼 생각으로 기운차게 출발해도 밤이되면 기진맥진해서 아쉬움과 함께 숙소로 돌아올 정도로 볼거리가 많고 이동시간이 비교적 긴 관광지이므로 이들 모두를 돌아보고 싶으면 체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도 최소한 일주일이상은 도쿄에서 머물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위에서 언급한 곳들은 모두 서남, 서, 북쪽의 관광지들이다. 동쪽으로 치바현쪽의 유명한 관광지라고는 디즈니랜드 밖에 모르는데 혹시 가이드에 나와있지 않은 곳까지 찾아내서 일정을 늘리게 된다면 맘 푹놓고 숙소를 일주일 예약해서 도쿄에 머물면서 밤에는 도쿄 시내 관광. 낮에는 근교의 관광지 탐방을 다니도록 하자. "도쿄에 일주일 이상 머무르면서 볼게 있나?" 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한달을 머물렀는데 못 가본데가 많은 이 블로그 주인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본을 체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관광 일정은 도쿄에 일주일정도 위클리맨션을 예약하고 위에서 말한 4군데의 관광지와 오다이바, 황거를 각각 낮 일정으로 넣고 저녁때는 소위 번화가로 불리는 시부야, 신주쿠, 긴자, 하라주쿠, 롯폰기를 돌아보고 아침시간이 날때 우에노 공원 같은데를 돌아보는게 어떨까? 아마 내가 처음 일본에 가는 입장이 되어서 일정을 잡아야 한다면 위처럼 잡겠다. 대충 예산은 100만원 정도 나오겠구나.

  아무튼 여행 가이드북 노릇은 그만하고 본래 주제인 에노시마 & 가마쿠라를 소개해보면 에노시마는 도쿄 서남쪽의 섬으로 요트 등의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더불어 섬의 비교적 빼어난 경치가 유명한 곳이다. 가마쿠라는 대불, 사찰등 주로 역사적인 유물이 많은 곳. 이는 예전에 잠시 수도 였던 탓이다. 서로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꺼번에 두 관광지를 묶어서 보며 뒤에 나오겠지만 이 두 관광지를 서로 묶는 열차 자체도 꽤나 유명하다.

  처음에 가마쿠라부터 둘러볼지, 에노시마부터 둘러볼지에 따라 기차를 이용하는 코스가 조금 달라진다. 내 경우는 에노시마부터 둘러보기로 정하고 아침 일찍 이타바시혼쵸의 숙소를 나왔다. 미타선을 타고 스가모에서 다시 야마노테선으로  갈아타고 신쥬쿠까지가서 오다큐선으로 갈아타고 한참을 가야한다. 게다가 중간에 사가미오노역에서 카타세에노시마역으로 가는 열차로 한번 더 갈아타야 한다. 꽤나 오래걸리는 기차여행이므로 노선을 꼭 확인해서 이상한 역에 내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또한 일본의 기차는 보통, 쾌속, 특쾌, 통근열차등 같은 구간을 다니는 녀석이라도 정차하는 역이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잘 골라서 타지 않으면 내릴 역을 그냥 통과해버리는 열차 안에서 안타까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ㅅ-

 오다큐선은 신쥬쿠역이 종점이라서 출발하는 열차의 넉넉한 자리에 편히 앉아 갈 수 있었다. 이런식으로 국철인 JR이 매꿔주지 못하는 곳곳의 철도망을 사기업들이 나서서 철도를 건설해 매꾸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철이 좀 깨끗한 느낌이 있었다. 이 날은 일본 전철 특유의 떠드는 사람 없는 조용한 분위기와 잘 조절된 에어컨, 그리고 창밖의 따뜻한 햇빛까지 일정하게 덜컹거리는 진동조차 몸에 리듬감을 실어주는 기분좋은 아침의 기차 여행이었다.

일본은 잘 정비된 하천이 많은데 산책로로 많이 활용된다

 

  가는 도중의 밖의 구경도 하고 안내 방송에 웃음 짓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 때 처음으로 둘이 다니는 여행이었다. 이 전까지는 모두 혼자서 돌아다니느 여행) 열차는 곧 사가미오노 역에 도착하고 여기서 플랫폼을 바꿔 기다리다가, 어찌보면 왔던 길을 거꾸로 거슬러 가는 듯한 열차를 타고 다시 카타세에노시마역으로 향해갔다. 한여름에 주말, 그리고 화창한 날씨 덕택인지 열차 안은 해양스포츠를 즐기러 가는 남녀들로 가득했고, 모두들 검게 그을린 피부를 마음껏 드러내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한국 사람 입장에서 보면 심하게 그을린 피부. 뭔지 모를 이유로 울어대는 어린 아기가 열차 유리창에 균열이 갈 정도로 울어대는데 젊은 부모는 히히덕거리면서 자기들 끼리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에 다소 불쾌했지만 다행히 얼마가지않아 첫번째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국적인 역사

 

  에노시마는 특히 여름에 관광객으로 붐비는데 이유야 말할것도 없이 여름 스포츠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닷가에는 윈드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가득하고, 수상스키, 스쿠버다이빙 등 각종 바다위, 바다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스포츠는 다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기본적인 해수욕은 기본이고 말이다. 이렇게 이 곳이 발달하게 된 원인에는 지역적인 이유가 가장 큰 데, 이 곳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해안가는 요코하마, 도쿄가 자리잡고 있어서 이 곳 이외에는 모두 항구 도시로 개발된 곳들, 따라서 자연적인 백사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사람이 몰리고 화려해지고 유명세는 또 다른 유명세를 낳아서, 이 곳은 한국사람들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만화 슬램덩크의 무대가 되기도 했고 각종 영화 드라마에서 에노시마의 모습은 흔하게 찾아 볼수도 있다. 사실 또 에노시마는 유명한 데이트 코스이기도 하다.

  역에서 가득한 사람들을 뚫고 나와 일단 편의점에서 식수를 샀다. 바다위에 놓인 다리며, 꽤나 높은 곳까지 솟아있는 에노시마를 한바퀴 돌 생각을 하니 왠만큼 물을 많이 마시지 않고서야 탈진할 것 같았기에 넉넉한 양의 생수 보충. 햇빛이 온세상을 가득 매운 이런 날에는 거리를 걷다가 마주치는 자판기의 유혹을 피하기 힘들다. 특히나 일본처럼 자판기 포화상태의 국가에서는 150엔이 150원으로 보이는 착시 현상 마져 일으켜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사이에 당신의 손에는 에비앙 생수, 혹은 미쓰이 사이다가 들려있기 마련이다. 몇 십엔이라도 아끼려면 미리미리 사놓자. 수통을 채웠으면 고지로 돌격이다.

밤되면 예뻐질 듯. 일본에서 봤던 '태양의 노래'라는 드라마에 나왔다.

 

  에노시마는 시마(島)니까 섬이지만,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있어서 두발로 방문할 수 있다. 지도도 없고, 그렇다고 가이드는 더더욱 없는 우리지만 바다위에 장애물 없이 떠 있는 에노시마를 향해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가는길에는 여름 스포츠를 즐기러온 많은 청춘 남녀를 볼 수 있는데, 아예 여름만 되면 여기서 장기 숙박하고 해안가로 출퇴근 하는지 피부는 온통 까맣게 그을려서 인종을 구분할 수 없게 해가지고 다닌다. 남녀를 불문하고 또한 화끈한 여름 패션을 보여주니까..

다리를 건너면 에노시마. 저래뵈도 꽤 높다.

 

  사실, 남태평양이나, 하다못해 오키나와 처럼 깨끗한 물은 아니고, 모래사장도 깔끔한 베이지색의 고운모래가 아니라, 약간 칙칙한 분위기가 나는 바다지만 도쿄 근교에 이런 곳이 없어서 인기인 듯 하다. 냉정하게 보면 꽤나 더러운 우리나라 동해 바닷가 물 보다도 살짝 더 더러운 느낌이 나기는 한다. 다리를 건너다보면 양쪽으로 그런 물에서도 손발이 팅팅 불어가면서 뛰어노는 사람들이 지평선(?) 까지 펼쳐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바다는 무엇이길래 이렇게 사람들을 여름만 되면 끌어당기는지 그 매력은 수만년간 변하지도 않았다. 옛날 원시인들이 배고픔에 고통 받고있을 때, 낚시라는 새로운 식량공급원을 찾아서 신이나 바다로 뛰어든 것이 유전자에는 새겨져 있지만 막상 오늘날에는 뛰어들고보니 배는 안고팠다는거?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다보면 나오는 작은 육지가 에노시마.

오늘 찍은 사진 중 젤로 유명한 위치

 

  자, 이제 등산인가? 하면서 워밍업하고 있는데, 옆에서 커다란 핼멧을 쓰고 스쿠터에 탄 소녀가 우당당탕 소리를 내면서 저 도리이를 지나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올라간다. 뒤를 이어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스쿠터 멈추세요!" 하면서 뒤를 쫓는데 사람들이 양옆으로 물러나느라 시간이 걸려 추격이 쉽지않다. "야루네~"하면서 사람들이 뭔일인가 구경하고, 나도 마찬가지. 소녀는 저~ 꼭대기 까지 스쿠터로 올라가 산길 어딘가로 감쪽 같이 사라진다. "드라마 찍나?" 그리고 보니 이 근처에서 찍는 드라마도 있었다. 하지만 어디를 봐도 카메라가 없다. 항공촬영? 에드벌룬 하나 떠 있는데 설마? 뭔진 모르겠지만 실제 상황인 것 같다. 어찌 도망가려고 섬으로 달아나지; 봉쇄하면 잡힌다. 섬의 구석진 곳에 요트라도 대기시켜 놓은건가?! 등산이나 하자.

조금 더 올라가면 신사가 나온다

 

  말은 등산이나 사실 산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경사의 계단을 많이 올라가야하므로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관광객은 친절히 마련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한결 수월하다. (유료) 섬 전체는 중간까지 한바퀴 도는 관광로가 있고 가장 깊숙한 곳 까지는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 길이다. 바다 암벽까지 내려갈 분들은 가보고 아니면 그냥 위에서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사실 500엔을 받는 동굴이 끝에 있는데 별로 볼건 없다고 한다. 에노시마 전체는 하나의 무료입장 놀이공원과 같아서 들어가는 건 공짜지만 뭔가 보거나, 타려면 반드시 추가 요금을 받는다. 빈곤한 배낭여행객이라면 두발로 다 돌고 굳이 돈 안써도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볼 수 있다.

신사는 하도 많이 가서 익숙해진 풍경이다

 

  섬 한가운데 신사가 위치해 있다. 관광을 위한 목적으로 다리가 놓이기 전에 건설된 신사인 것인가. 그렇다면 정말로 섬이었을때 배타고 들어와서 섬에다가 신사를 지은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꽤나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하는데, 그것은 비단 이 신사 입구 뿐 아니라 섬 전체에 걸쳐서 마찬가지다. 아주아주 간편한 옷차림으로 준비를 단단히 하고 돌아다니는데도 이미 처음부터 비오듯하는 땀은 어쩔수가 없었다.

방금 사이렌을 울렸던 경찰차

 

   힘겹게 도리이 하나를 통과하고 보니 아까 아래서 시끄럽게 스쿠터를 추격하던 경찰차가 더 올라가지 못하고 헛바퀴를 돌면서 멈춰서 있었다. 사실 길도 더 없는데 어쩌자고 이런데 까지 올라와서 시끄럽게 하는지, 무리하게 올라가려고 바닥에는 스키드마크, 주위에는 타이어에서 뿜어져나오는 연기로 가득했다. 이미 스쿠터에 탄 소녀는 오른쪽 길로 달아나고 난 후 같이 보이는데; 이 이후로는 이 추격자와 도망자를 만나지 못해서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뭔가 심각한 범죄자였을까? 설마 주차위반 같은 걸로 이렇게나 요란하게 쫓아오는 것인가, 일본 경찰은?

다 올라오고 나니 꽤나 멀리까지 보인다

  꽤나 올라와서 신사 앞에 도착했지만, 어디까지나 신사까지지 섬 전체를 둘러보려면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아있다. 주로 경치 좋은 전망대는 육지쪽을 향해서 설치되어있고, 반대쪽으로는 해안까지 내려가보지 않고서는 잘 보기 어려웠다. 한쪽은 커다란 섬. 반대쪽은 거대한 태평양이다. 따지고 보면 일본도 섬이지만, 생활하고 있다보면 섬이라는 인식은 점점 희미해진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비록 우리나라는 섬은 아니지만, 외국에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행기를 타야하는 것 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무의식 속에 국가의 경계는 바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에 와서 꽤나 오래 살아도 이질감은 없고 특별히 섬이라는 인식은 안들 것 같다. 유럽처럼 국경이 땅에 선 긋는 식이라면 헷갈릴 수 있겠지만 말이다.  

  회사에서 에노시마에 간다하니 "아, 그럼 가마쿠라까지 묶어서 보는게 좋겠네?"라고 조언해주던데, 가마쿠라에 가봤냐고 물으니 소풍으로 왔다는 말이 많았다. 가깝고 유적지가 많아서 역시 소풍용 장소인가. 우리나라의 서울대공원 보다는 쪼금 더 교훈적인가.

신사의 본당

 

  날도 더운데 그늘도 없는 신사 구경은 서둘러 마치고 양쪽으로 나있는 섬의 일주 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옆으로 돌아나오다 한국에서 온 사진찍는 일행을 마주쳤다. 일본에서 유명한 관광지를 다니다보면 많은 아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을 마주치게 되는데 확연하게 구분되는 외모때문에 쉽게 일본인인지 아닌지 구분 할 수가 있다. 특히 2명 이상이 모여다니는 한국에서 온 여성 관광객 일행을 보면 말하는 소리를 듣지 않고도 알 수 있는데, 과연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떠오르지 않는데 보면 그냥 아는 것이다. 느낌으로.

그늘을 원하지만 없다

  보기에도 따뜻하고 태평하며, 아까의 작은 소란만 없었으면 범죄도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동네이다. 이런 마을은 사람 뿐 아니라 고양이에게도 살기 좋은 듯 보이는데, 길에 누워서 일광욕을 즐기는 고양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굳어진다. 일본은 개보다 고양이를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라인데 도심의 주택가에서도 어디엔가 숨어있는 고양이들이 때때로 나와서 어슬렁 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한밤중에 눈에서 레이져를 쏘면서 돌아다니는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오히려 내가 더 섬뜩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곳의 고양이들은 그렇게 날카로운 눈빛을 하고 있지도 않고 단지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무심히 지켜보면서 따뜻함만을 즐기고 있는 듯 했다. 많은 수의 고양이들이 어슬렁 거리면서 그늘을 점령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

계단은 계속 이어진다

  깔끔하게 정리된 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양 옆으로는 바다 경치를 즐기면서 각종 식사를 할수 있는 찻집과 식당이 늘어서 있다. 주인 아주머니들이 나와서 "~와이카가데스까?" 하면서 소심한 호객행위를 하고 있기도 하다. 계단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데 지나갈수록 나중에 다시 이 길을 돌아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워지는 것이다. 뭔가 익사이팅한 놀이거리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야 이리오지 말고 에노시마 역에서 바다에 뛰어들었어야 옳겠지만, 조용한 관광지의 풍경과(정말 이렇게 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소박하지만 깔끔한 맛이 있는 경치를 구경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단, 지나친 상술에 알러지 반응이 있는 사람도 또한 오면 불쾌해 질 수도 있다.

  집에서 아침을 때우고 빵을 몇 조각 사서 가방에 넣어왔다. 물론 관광지에서 뭔가 사먹으면서 드는 식비를 아끼려고 한 것. 뒤돌아 생각해보면 관광까지 와서 이렇게 돈을 아껴가면서 생활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에 후회가 들기도 한다. 이를테면 여행하면서 책을 가지고 가는 사람과 같은 경우 아닐까. 여행에 와서는 여행에 오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에 집중을 해야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먹는 것, 보는 것, 말하고 듣는 것. 이런 체험을 위해서 여행을 하고 기쁨이 존재 하는 것인데.. 라고 귀국후에 생각을 고쳐먹고 조금 후회.


[2]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7/01/24 03:28 2007/01/2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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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오사카(간사이) 편 [6]

 드디어 37일간의 일본 체류를 마치고 한국으로 날아가는 날이 되었다. 대학생 시절이 아니면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 기회가 내 인생에 있을까? 단순히 '체류'만이 목적이라면 비행기 탈 돈만 있으면 가능한 이야기가 되었지만(영구적 90일 무비자!) 조금이나마 일본인들의 사회에 끼어들어 생활 패턴을 그들과 같이 할 기회는 두번다시 안올지도 모르는 것이고 말이다. 앞으로도 일본 회사에 취업 한다던지 할 계획도 별로 없으니까. 비유하자면 "일본 사람들로 가득한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갓길로 스쿠터를 타고 달리며 차들 구경한 정도" 될까? 그런 의미에서 일본 체류기가 아니라 일본 체험기가 더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이 체류기도 끝나갈 무렵이 되고 했으니 정리 차원에서 재정적인 면을 살펴보자. 일본 여행 게시판이나 지식인을 둘러봐도 "일본 여행 다녀오는데 얼마나 들까요?"라는 질문이 수위권을 다툴정도로, 빠듯하게 알바 뛰어서 해외 여행가는 집념의 젊은이들에게는 돈 문제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정답은? "쓴만큼 든다." 지출은 스스로 돈을 내는 것이지 일본이 거대한 호텔이라서 하루밤 자는데 5000엔씩 까는 것도 아니고;

  1. 우선 여행의 계획을 세우고 (비행기|배, 호텔|민박, 체류기간)
  2. 정보를 모으고 (비행기 티켓, 민박 숙박비, 하루 사용할 교통비 식비)
  3. 얼마나 유동적인 여행을 가능하게 하느냐에 따라 여유 자금을 준비하는 것.

 나의 경우는 단순 계산으로 하루 식비 1500엔 정도에 교통비로 평일에는 800엔정도 쓰고 주말에는 2일동안 만엔정도 할당했더니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더라. 물론 나중에 예정에 없던 오사카 여행이 있어서 긴급 수혈을 받긴했지만. 여기에 숙박 시설에 따른 요금과 쇼핑을 위한 돈을 준비하면 되겠고, 사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적응력을 발휘해서 적당하게 살아가는게 또 인간 아니겠나.

 여행 이야기로 돌아가서 마지막 날의 일정은 오사카 시내 관광과 오사카 성 둘러보기. 5시 20분 비행기라서 늦어도 4시 전에는 오사카에서 출발 해야한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 건지, 조금이라도 더 일본을 즐기려는 마음에 피곤도 잊은채 일찍 일어나 집을 챙기고 방을 나왔다. 카운터에 있는 할머니에게 열쇠를 돌려드리니 기계적인 동작으로 500엔을 꺼내 돌려주시면서 잘가라고 말해주셨다. 마치 일본을 떠나는 것에 대한 인사처럼 들렸다.

 빠듯 하기는 해도 오후까지는 시간이 있기에 그 동안의 관광을 위해서는 코인 락커에 집을 맡겨야 했다. 우선 간사이 공항까지 출발하는 열차가 있는 난바역으로 이동했다. 간사이 공항행 열차가 출발하는 개찰구 근처에 있는 적당한 코인 락커를 찾고 한달이 넘는 동안 사용한 흔적이 묻어있는 짐을 가득 채운 캐리어를 빠듯하게 락커 안으로 밀어 넣고 아침에 받은 500엔을 넣고 24시간 동안의 안전을 보장했다. 물론 나는 8시간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한국에서는 코인 락커를 한번도 써본일이 없구나" 하긴 무리도 아니다. 코인 락커를 사용하기 위한 조건이라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것이다. 하지만 동생 뻘인 사우나나 피트니스 클럽에 있는 녀석들이야 늘 써왔으니까 어색함은 없었다.

 아침 식사로 적당한 것을 찾다가, 찾는 시간이 아까운 나머지 눈에 보이는 맥도널드로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맥도널드를 선택하는 것은 늘 이렇다.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고민할 시간이 아까운 경우. 맥도널드는 매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너무 미국식이다. 들어가서 이제는 익숙한 발음으로 빅맥을 주문했는데, 아침 시간이라 빅맥은 안되고 아침 메뉴에서 고르란다. 베이글과 콜라를 받아서 금방 해치웠다. 아침 메뉴라 양이 적구나.

오늘의 일정은 이 난바역에서 시작한다

 

  이제 식객과 헤어져 혼자 행동하기로 한다.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 헤어지는게 나을 것이다. 나는 일단 오사카 성으로 가서 둘러보고 다시 난바역으로 돌아와 약간의 쇼핑을 한 후 간사이 공항으로 향하기로 정했다. 가이드북에는 오사카 성까지 가는 길이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서 (도쿄 가이드만 가지고 왔다) 난바역에 있는 관광안내소 앞의 PC를 이용해서 찾아냈다. 너무 이른 시각이라 안내원은 보이지 않았다. 자 이제 난바역에서 표를 사고 뭔지 모를 JR철도를 타고 가기 시작했다. 야마노테센과 비슷한 순환선. 야마노테센서울 메트로의 2호선이 같은 순환선이면서 노선도에 녹색으로 표시되는 것은 우연인가 모방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우리나라 1호선의 풍경과 너무 닮았다

 

 아침부터 그야말로 최고의 더위. 돈은 생각치 않고 사람이 쾌적하게 느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에어컨을 펑펑 틀어대고 있지만 태양의 관할 구역안에서는 어쩔수가 없다. 열차안에서 시원함을 느끼다가 개방되어있는 역 플랫폼으로 나오니 정말 빨리 둘러보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역시 아침이라 사람은 별로 없었다. 월요일 아침에 오사카 성으로 놀러오는 일본인은 상상하기 힘들다. 게다가 이런 날씨라면 공원의 의미도 없을 정도.

역에서 나오니 이런 풍경이

 오사카 성은 거대한 공원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는데 공연 주위로는 고층 건물들이 많아서 마치 황거에 갔을때 긴자도쿄 역쪽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다른 곳까지 여유있게 둘러볼 시간이 주어진 것은 아니고 그늘을 찾아 태양을 피해 은밀히 오사카 성까지 한시라도 빨리 도착하는 것이 목적. 벌써부터 땀에 젖은 티셔츠가 눌러붙기 시작했다. 이런 차림으로 비행기를 타야하는 것이다. 3일동안은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왠지 배낭 여행객 처럼 보이기가 싫었다. "나는 일하러 왔다구"

해자도 도쿄 황거보다 넓은 느낌이 든다

 몸은 그늘을 쫓고 눈은 가운데 우뚝하게 솓은 오사카 성을 쫓으며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땀이 많이 날 것 같으면 페이스를 낮추고 또 약간 시원해지면 또 바삐 걷고. 일본의 성들은 대부분 파괴된 것을 다시 복원해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오사카 성의 경우도 완파 되었던 것을 완전히 새로 지은 것인데 예전의 자취라고는 주춧돌 몇 개나 남아있을까? 완벽하게 예전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성이 히매지성 뿐이라는데 못가본 것이 아쉽다. 일본의 성을 가보려면 오사카 성은 가지 말고 히매지 성을 가는 것이 좋겠다. 왠지 TV에서 엄청나게 홍보하던 영화 "일본침몰"에서 오사카 성 위로 화산 폭발물들이 날아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열심히 걸어서 여기까지 왔다

 공원에서 제일 유명한 것이 이 오사카 성이지만 정 중앙에 있기 때문에 어느 쪽 입구로 들어와도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목마름에 생수를 사서 손에 들고 또 열심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제 그늘도 없고 땀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될 무렵. 오사카 성 아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엘레베이터 같은게 있을리 없기 때문에, 올라가 보려면 힘들 것 같아서 밖에 있는 벤치에서 땀을 식히면서 쉬기로 했다. 앉아 있으려니 우리나라 아람단 아이들 100여명이 저~ 아래서 우르르 올라오더니 매표소 앞에서 대기하고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얘들은 지치지도 않나? 이날씨에." 땀을 식히고 이제 올라가보자. 입장료가 얼마였더라 500엔은 넘었던 것 같은데.

 위에서 말했듯 오사카 성에서 옛 모습의 자취같은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외형만 복원했지 내부는 최신식의 콘크리트 건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위한 전기등이 상영되고 있으며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역사적인 가치가 높은 유물은 다 박물관에 가있고 크게 볼만한 것도 없는 것이 사실. 둘러보고는 조금 실망했다. 올라가는 계단, 내려오는 계단이 따로 있어서 혼란을 막도록 하고 있었고, 일단 걸어서 끝까지 올라간 후에 내려오면서 각 층에 전시되어있는 유물을 관람하도록 되어있었다. 올라가는 계단을 찾아서 올라가는데 우르르 뛰어내려오는 우리나라의 아람단 학생들. "얘들아. 여기는 올라가는 계단이라니까;" 뒤이어서 따라 내려오는 강남 xx 초등학교 학부모님들; 검은색 정장차림의 안내원들도 말이 안통하니까 주의를 줄 생각도 안하고 그냥 지켜만 보고 서있었다.

 다 올라갔다. 아 시원해. 아람단 일행 여행 가이드가 여기있었구나; 높은 곳에 올라오니까 놀랄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고 있어서 걸어오면서 흘린 땀은 다 날려버릴 수 있었다.

오사카 시내가 멀리까지 보인다

 

 꼭대기의 관람층은 동서남북 4방향으로 둘러보게 되어있어서 어느 방향이든 오사카 전체(까지는 아니고)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사실 이 정도 높이라고 하면 아주 높은 고층 빌딩 수준도 안되지만, 주위가 공원으로 방해 받을 만한 건물이 없는 관계로 꽤나 멀리까지 내다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5분 정도 둘러보니 주위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금방 질려버렸지만 저 아래의 더위를 아직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몸의 열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릴때까지 일부러 좀 시간을 끌면서 기다렸다... 됐다! 이제 계단을 하나하나 내려가면서 전시물을 관람하는 것이다.

 오사카 성은 우리에게도 유명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서 건축되었는데 그가 강력한 중앙집권의 권력을 구축한 후 하나의 상징처럼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생을 홀로그램 영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놓은 전시물도 있어서 쭉 둘러보니 시간을 잘 가더라. 음성은 일본어지만 옆에 한글로 설명이 되어있어서 참고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임진왜란 부분에 있어서는 옆의 한글 설명과 일본어 음성 설명의 어휘 선택이 미묘하게 달라서 좀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뭐, 비난이야 할 수 있겠지만 강제성은 없는거니까. 위인으로 숭상하는 것 까지는 않고 존경할 만한 부분이 있는 사람 정도의 느낌. 천황이라는 존재가 예나 지금이나 이어져서 내려오는 만큼 모든 존경과 영광은 그에게 최우선적으로 돌려져야 하는 것이 일본 역사의 딜레마가 아닐까. 아무리 훌륭한 위인도 천황의 아래 있는 것이니까. 또 엄연히 지금도 천황이 존재하고 말이다.

자, 이제 저 길을 지나 다시 돌아가야 한다

 한층한층 꽤나 시간을 들여서 구경하고 난 후. 1층으로 내려와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좀 쉬다가. 다시 12시의 뜨거운 더위로 나갔다. 햇빛도 맹렬하게 우주공간을 뚫고 나에게 돌진하지만, 나도 그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역을 향해 돌진했다. "이제 땀따위는 어찌되든 상관없어." 올때의 역이랑은 다른 역을 거쳐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봐야 하나 전의 역이긴 했지만. 일본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수건을 하나씩 가지고 다니면서 땀을 닦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남녀노소 상관없이 일반적인 손수건이 아니라 푹신한 흡수가 잘 될 것 같은 그런 것을 들고 다닌다. 그러면서 수시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거나 하는데, 만약 목에 걸고 다니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타쿠로 알겠지?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 줄이 왔다갔다 한다

 다시 난바로 돌아왔다. 이제 부탁 받은 책과 내가 살 책, 그리고 몇 가지 문구용품, 돈이 남으면 음반 몇 개를 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막막하게도 뭐가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난바 정도라면 번화가이므로 왠만큼 돌아다니면 다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착각. 문구점에는 내가 원하는 상품이 없었고(설마 도쿄 한정!?) 서점에도 내가 원하는 책이 없었다. 사실 가장 큰 에러는 빅카메라에 들러서 잠깐 둘러보자고 했던 것이 헤드폰 코너를 발견 했는데 수십만원짜리 헤드폰을 샘플로 다 들어볼 수 있는게 아닌가! 하나하나 다 들어보느라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게다가 최신식의 Synthesizer까지 발견해서; 소리를 들어보느라 쇼핑할 시간을 거의 내지 못했다.

 어느 사이에 시계를 보니 3시가 가까운 시간. "무슨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공항에 일찍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일단 간사이 공항으로 출발. 1000엔이나 하는 티켓을 사고 플랫폼으로 내려가니 왠지 타고 싶게 생긴 열차가 대기 중이었다. 특급열차 하루카. 간사이 공항까지 논스톱으로 달리는 대신에 더 비싸다; 괜히 싼 티켓 샀다가 저거 타서 돈 더내지 말고 그냥 완행을 기다리자;

하루카!

 이윽고 도착한 열차에 몸을 싣고, "자! 이제 정말 일본을 떠나는구나" 왠지 아쉬워서 쓸데없는 주위의 풍경을 잔뜩 찍었다. 심지어 열차 안내방송까지 녹음해왔다; 디지털 카메라의 메모리가 비어있는 만큼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다. 간사이 국제공항은 바다위를 매립해서 만든 공항인데, 쓸데없이 크다고 한다; 지금도 계속 확장 공사 중인데 인천 국제 공항등등 동북아시아의 허브 공항 위치를 놓고 경쟁하고 있어서 실제 수용하는 규모보다 훨씬 크게 공항을 짓는데나. 그래서 돈 낭비라는 말도 있고 그렇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천공항도 실제 이용률이 규모에 비해서 턱없이 낮다는 말이 있던데 얘네도 마찬가지구나.

바다 위를 달려서 공항에 도착한다

 오히려 규모에 비해서 엄청나게 붐비는 LAX(LA 국제공항)같은 곳이 있는 반면에 돈을 쏟아부어서 으리으리하게 만들어도 이용해주지 않는 곳도 있고. 중요한 것은 공항이 아니라, 나라 자체가 주는 매력이다. 아무튼 공항에 도착.

지은지 얼마 안된 오오라가 풍긴다

 이제 티켓을 발권해야 한다. 한국에서 올때 오는 날짜 확정을 안했기 때문에 일본 체류기간 동안 오는 날짜를 예약할 필요가 있었다. 회사에서 시간이 남는 동안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간사이-인천행 비행기를 확인하고 예약을 했었다. 우선 시간표를 확인하고 보니 5시 20분 비행기가 그나마 적당해 보여서 일본 대한항공에 전화를 걸었다. 쌩뚱맞게 자동응답기 대답이 처음부터 한글로 튀어나와 놀랐다. 아무튼 비행기 예약 번호를 누르고 상담원 연결을 기다렸다.

"안녕하십니까? 대한항공의  ...입니다. 무슨 일로 전화를 주셨습니까?"

 일본인이 한국어로 전화를 받았다. 약간 어색한 발음이었지만, 이러면 이야기가 편하다. 상황 설명을 하고 비행기 예약을 했으면 한다. 예약번호를 불러주었다.

"알겠습니다. 처리되셨습니다."

 일본어로 설명해야 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서 복잡한 한자어 몇개를 미리 알고 전화했는데 한국어로 다 되니 편하지만.. 그렇다면 사실 일본인은 국내에서 거의 대한항공을 이용 안한다는 거구나. -ㅅ- 이제 그렇게 예약한 티켓을 발권해야 한다. 대한항공 카운터를 찾아갔다.

"안녕하십니까???"

 윽, 이분은 안되겠다. 알아듣기 힘든 한국어로 하느니 그냥 일본어가 낫다. 예약한 티켓을 발권하러 왔다고 일본어로 하니까 그 분도 얼른 일본어로 바꾼다. "원래 도쿄에서 돌아가는 것으로 비용을 지불했는데, 간사이 공항이라 티켓 값이 더 싸다. 차액을 돌려주겠는데 어떻게 받겠느냐?" 묻길래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느냐?" 했더니 현금은 안되고 "차후 대한항공을 이용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해당 금액의 쿠폰을 주겠다." 고 하길래 OK. 해당 금액의 쿠폰을 받고 발권을 하고 탑승 게이트로 향했다. 1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지만 몇가지 할 일이 있었다. 일본에서 쓰다 남은 엔화를 USD로 환전할 것. 그리고 면세점에서 남은 동전까지 긁어 모아서 몽땅 쓸 것.

 환전소는 꽤나 여러군데의 은행에서 나와있었지만 대충 비슷할 것 같고 고액도 아니어서 그냥 아무데나 갔다. 환전소 앞에서는 미스 유니버스 출전자들이 매는 나라 이름이 세겨진 어깨 띠 같은 것을 한 아저씨가 안내 가이드로 활약하고 있었다. 탑승 항공편을 적고 무슨 돈에서 무슨 돈으로 환전할 지 적고 액수를 적는다. 남은 돈이 1만엔 정도 되는구나. 미스 유니버스 아저씨가 옆에서 과잉 친절로 이것 저것 참견하고 있었다. 아저씨는 사양하겠어요. 실제 카운터에 가서 신청서와 엔화를 들이 미니까. 접수 직원이 의아하다는 말로 뭐라고 되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못들어서 "에?" 이러고 있으니 "Can you speak English?" "아뇨 일본어로 괜찮아요." 했더니,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인데 왜 USD로 환전하느냐는 것이었다. "한국으로 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가요." 라고 설명하니까 그제서야 알겠다는 듯이 환전해준다.

 면세점에 들렀다. 남은 엔화는 500엔. 도대체 이걸로 면세점에서 무엇을 살수 있을까? 의아해하면서 또 별로 기대는 안하면서 둘러보고 있으니까 딱 눈에 띄었다. 와라비?라고 적힌 교토의 전통 먹거리라나. 결국 물건이 목적이 아니라 돈을 쓰기 위해 산 것이라 한국에 돌아와 냉장고에 오래동안 묵혔다가 버리고 말았다. 약간 먹어봤는데 양갱 비슷한 맛이 나는 것이 맛도 이상하고;

 이제 탑승시간이 슬슬 다가와서 게이트로 향했다. 모노레일 열차 비슷한 것을 타고 게이트까지 이동해서 티켓에 적힌 곳으로 이동. 비행기가 준비중이다.

갈때는 보잉747. 올때는 뭐였지?

 

 대한항공은 일본 공항에서 JAL이 정비해주고, 아시아나ANA가 정비해준다고 들었다. 일본 국적기가 우리나라에 왔을때는 그 반대고 말이다. 따라서 JAL직원들이 대한항공 비행기를 정비해주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회사 생활, 여행지를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이래저래 사진을 찍고 있으니 이윽고 탑승 시간이 되었고 나는 이번에도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안녕 일본"

태양은 태양이지 한국의 태양, 일본의 태양은 아닐 것이다

 

Posted by Hwijung

2007/01/13 16:36 2007/01/1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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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오사카(간사이) 편 [5]

 일본 역사 쪽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실은 일천하기 그지 없는데, 그렇다고 사실 다른 나라 역사는 특히 잘 아는 것도 없고.. 한국 역사나 그나마 박물관 견학이 많았던 탓에 왠만큼 알고 있다고 할까. 그래봐야 한국 역사도 요즘 사극 많이 보는 드라마 매니아 들에 비할 것도 안되고, 아무튼 역사 쪽으로는 별로 지식이 없다. 우리나라든 일본이든. 일본 역사에 대해서 그나마 알고 있는 것은 아마테라스라는 건국의 신 이름이 일본적이지 않다는 것이랑 진주만 폭격 이후의 역사. 그 중간 수천년의 부분이 뭉텅 잘려나가고 없는데, 말 그대로 일본이라는 역사 책의 앞표지 뒷표지만 기억나는 수준인 것이다.

 이런 별로 인문학적이지 않은 사람은 여행을 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봐도 누구나 "아~" 하는 것들만 찾아 보는게 유익한 여행 되겠다. 괜히 보기에는 별것도 아닌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아니 그런 역사적인 사실이~" 하는 것들은, 혼자 힘들게 돌아다니면서 봐야 앞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와서 나중에 배경 지식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을 때 "아~, 나도 거기 가 봤어" 하는 약간의 자랑 섞인 위안 (하지만 사실 상 별로 본인에게 의미없는) 정도가 될 뿐.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역사 공부에 게으르기 때문에 역시 유명한 장소는 뭔가 비주얼적인 감동을 항상 동반하기 마련이다. 즉, 결론은 암것도 모르고 가는 사람은 유명한 것만 보고 오자는 이야기.

 나라에서도 역사적인 유적들이 뭔가 많았는데, 그 중에 뭘 볼지 선정하는 것은 나에게는 무리인 이야기. 따라서 역시 위의 원칙에 충실하여 보고 올 것 2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도다이지(東大寺), 그리고 두번째는 나라 국립 박물관. 도다이지(東大寺)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유적처럼 보였고, 나라 국립 박물관은 일본의 3대 국립 박물관 중의 하나는 보고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다소의 의무감에서 선택하게 되었다. (참고로 도쿄, 교토, 나라. 이 세 곳의 국립 박물관을 3대로 꼽더라. 사실 교토에 갔을 때도 국립 박물관에 갔었는데 상식적이지 않은 요금에 좌절해서 그냥 패스했던 기억이 있다. 나라는 비교적 저럼했다.)

 이제 배경 설명을 끝내고 다시 사슴 사이를 요리조리 통과해 길을 올라가는 우리로 시점을 돌려보자.

 나라역에서 도다이지(東大寺)까지는 20분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중간에 잘 정리된 잔디밭과 그 사이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슴들을 구경하며 올라갈 수 있다. 중간중간의 노점상에서는 일본의 전통과자 센베-를 팔고 있는데 사실 사서 먹으면서 가는 사람은 찾을 수 없고 거의 사슴 먹이 용으로 구입하면 알아서 사슴들이 달라붙는다. 그 외에도 교토에서 봤던 인력거를 끄는 사람들도 볼 수 있는데 젊은 사람들은 왔다갔다 해도 호객 행위를 안하고 나이든 노부부 관광객이 걸어 올라올 경우 끈질기게 달라 붙어서 타고 가라고 종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었다. 신기한게 인력거꾼 중에 여성도 볼 수 있었는데, 남성이 끄는 인력거도 사실 미안해서 타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여성의 경우는 "과연 마음 편하게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뭐, 열심히 뭐든 하려는 사람에 성별을 따져서 미안하지만.

사천왕상이 있는 입구

 도다이지(東大寺)는 세계 최대의 목조 건축물이다. 747년 경부터 짓기 시작해 749년 완성되었다고 하니 오래되기도 엄청 오래된 목조 건축물 되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부석사 무량수전으로 알고 있는데, 이게 13세기 건축물이니, 도다이지(東大寺)가 500년은 앞서서 지은 목조 건축물이다. 그 시대에 2년동안 저렇게나 엄청난 크기의 목조 건축을 완성 시킬 기술과 인력을 갖추었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놀라웠다. 사실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는 의도적으로 일본을 축소해서 서술하고 있는데, 그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해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회사에서 일할때 나와 또래인 야바시상 다카하시상과 일본한국의 역사에 대해서 약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 서로 기분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 그냥 살짝 견해 차이만 확인하는 차원에서 멈췄지만. 그들도 독도 문제 (그들이 다케시마라고 부르는)를 알고 있었으며 과거 한국일본의 식민지 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36년간 지배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줬을때 그렇게나 자세히 가르치는 구나 하고 놀라워했으며 일본의 젊은이 대부분은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관심히 전혀(!) 없으며 가끔 뉴스에 잇슈화 되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이라고 했다. 또 독도나 기타 등등 서로의 역사 교과서가 전혀 다르게 쓰여졌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뭐, 역사가 나라마다 서로 다르게 쓰여지고 가르쳐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승자의 역사만이 기록된다는 유명한 말이 있지 않던가. 그냥, 서로 교류가 많아지면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게되고 그러면 과거를 뛰어넘어서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라는 소리를 하면서 어색한 웃음으로 이야기를 마쳤지만, 언제 시간이 되면 이러한 주제로 길게 이야기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도다이지(東大寺)는 찾아오는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엄청난 입장 수입을 올릴듯 한데, 그 입장료를 쓸데없는데 낭비 안하고 보수와 길거리 정비에 충실히 쓰고 있는 모습이다. 사슴 배설물들만 제외하면 정말정말 깨끗하게 관리되는 잔디밭과 나무들에 다소 감탄. 사천왕상이 있는 입구의 문을 지나서 조금 더 가면 입장료를 받고 입장료를 내야 유명한 본당을 구경할 수 있다. 본당을 안볼 수는 없으니 일단 표를 구입하고 들어가보자.

사람 크기와 비교해보면 얼마나 거대한 건축물인지 알 수 있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한국과 문화적으로 비슷한 나라를 꼽으라면 북한빼고 일본인데, 다른 것도 그 원인이겠지만, 비슷한 걸 보고 비슷한 걸 듣고 자라서가 아닐까? 문화 유적도 금동석가여래좌상인가 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똑같이 국보인 녀석도 있고, 서울역과 도쿄역은 똑같이 생겼었고, 자라면서 보는 TV프로그램도 똑같은 데다가 국사 교과서 뺴고 교육과정도 똑같고. 그러니 비슷한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것을 만들 수 밖에 없나보다. 오늘날 뿐 아니라 옛날에도. 위의 건축물도 지붕에 솓아있는 금색 뿔 한쌍과 정면의 종 형태를 한 구조물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전문가들이야 "무슨 형식 무슨 형식이 다르며 완전히 다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전해준 양식이 변형되어 어쩌구 저쩌구" 라고 하겠지만 어쩌겠나 내가 보기에 똑같은데.

 사진을 찍어대는 엄청난 인파를 지나 본당에 가까이 가보자. 가까이 가면 갈 수록 훨씬 더 커보이는 모습에 압도되는데, 그 중 최고를 꼽으라면 바로 불상의 어마어마한 크기 되겠다. 높이 17M로 역시 좌불로는 세계 최고의 크기라는데 가마쿠라에 있는 대불이랑은 어느게 더 큰건지 모르겠다.

기준이 없어서 크기가 짐작이 안가지만.. 아무튼 크다

 본당안에는 이 불상 말고도 주위를 빙 둘러서 역시 거대한 불상들이 있고, 지나가면 병이 낫는다는 가운데 구멍이 뚫린 기둥도 있고, 지붕으로 올라갈 수 있는 거의 경사 80도의 까마득한 계단도 있다. (물론 일반인은 이용못한다) 그리고 꽤나 괜찮은 물건들을 팔고 있는 커다란 기념품 판매점도 있는데, 마음에 드는 물건이 많은데다가 가격도 살만했으므로 돈만 좀 더 있었어도 확 질렀으나 꾹꾹 눌러 참고 나왔다. 아마, 일본 여행하는 동안 가장 마음에 드는 기념품이 많은 곳이었으므로 필요하다면 여기서 장만하는 것을 추천한다. 약간 더 고가의 기념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나라 국립 박물관의 지하에 있는 기념품 판매 코너를 이용하면 정말정말로 고급스러운 제품이 많다. (물론 고급은 가격이 쎄다)

 커다랗기는 했으나 갯수는 몇개 없었던 도다이지(東大寺)를 나와서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나라 국립 박물관. 사실 도다이지(東大寺)나, 근처의 절들에서 나온 대부분의 유물들은 중심에 위치한 이 나라 국립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어느 도시를 여행한다 하면 가장 먼저 그 도시의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특히 역사적인 유적지가 대부분인 나라, 교토의 경우 더욱 더 그러므로 이 곳을 여행한다면 반나절 정도는 시간을 내서 박물관을 한번 흝고 본격적인 관광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

나라 국립 박물관, 우리나라는 유적의 빈곤 국가라는 것을 여길 보면 느낀다

 

 나라 국립 박물관을 보고 꽤나 크게 감동 받아서 한국에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국립 중앙 박물관을 찾아가서 전시 물품등을 비교해보았다. 비교 될 유물이 몇개 없다는 것은 누구 탓을 해야 할까; 힘이 약해서 우리나라 유적도 모두 외국에 뻇겨버리거나 파괴된 우리나라를 욕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뻇아가버린 일본이나 프랑스를 욕해야 하는 것인지. 나라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통일 신라 유적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지만,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중국의 유물들, 중국에서 자발적으로 기증 했을리는 없고 중국 침략시에 모두 약탈해 온 것 같은데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해서 비슷비슷한, 어디가 다른지 모를 유물이 수도 없이 전시되어 있었다. 외부의 침략이 없어서 인지 아니면 체계적으로 관리된 것이 오래되서 그런지 정말 보존 상태가 좋은 것들도 많았고, 아무튼 문화적으로도 쉽게 무시될 나라는 아니라는 생각. (언제까지 "다 우리나라에서 전해준거야"라는 말로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고 있을 것인가?)

 일본의 모든 국보, 보물을 컴퓨터로 모두 조회하고 초고해상도 사진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게다가 한글로 설명을 볼 수 있다니 믿어지는가?

 나라 국립 박물관에서 꽤나 오랜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서둘러 다시 전철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야 했다. 어제의 불꽃놀이 구경으로 오사카 시내 구경 계획에 차질이 생겨 실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은 오늘 저녁이 전부 였으므로 역시 꽤나 바쁘게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는 과정은 크게 생략, 게다가 중간에 덴덴타운에서 해멘 이야기도 모두 생략. 목적지였던 도톰보리로 순간 워프하듯이 움직여서~

짠, 도톰보리가 나왔다

 

 오사카의 유흥의 중심지(?) 도톰보리다. 사실.. 주워들은 이야기이므로, 주워 들었다는 것도 믿기 힘든 여행가이드 책자의 설명이므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서 본 결과 꽤나 놀기 좋은 동네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패션에 관심있다면 그런 사람들은 위한 홍대 분위기도 좀 나고, 먹거리를 좋아한다면 유명한 식당들도 많고, 사람 구경하기 좋게 인파로 넘쳐나고, 괜히 흘러나오는 음악에 리듬을 맞추며 걷게되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유명한 게 모형도 있고 말이다. 이게 진짠가? 하도 게 모양이 많아서..

 비교적 널리 알려진 도쿄의 번화가들 이름보다는 확실히 오사카 쪽은 덜 알려져 있는 것 같다. 도톰보리라고 들어도 "그게 뭐야?"라는 반응도 많이 나올테고. 또 그만큼 다양한 특색있는 거리가 아니라 모든 것이 혼합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 나의 사전 조사가 부족해서던지 실제 그렇던지 간에 오사카에서는 거리 이름과 이미지가 확 떠오르는 곳이 별로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렇게 말하면 성질 급하고 다혈질인 오사카 사람들이 화낼래나. 아무튼 처음 일본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도쿄로 가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일본에 좀 맞을래나.

가이드북에 나와있기 때문에 모두들 가본다는 킨류-라멘

고등학교 야구부 애들이 땀에 젖은 운동복 차림으로 단체로 와서 무한 리필 밥을 적극 애용하는 분위기

 많은 사람들이, 나 역시도 그랬고, 많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얻기 위해서 해외 여행에는 가이드 북을 참고를 하지만, 구별해서 받아들이는 눈을 가져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일반적으로 교통, 요금, 숙박등의 비교적 고정적인, 사람에 따라 차이가 없는 정보는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어느 가게가 맛있다, 라던가 주관적인 인상 같은 것까지 가이드북의 안내에 따른다면 실망이 클 것. 일본 체류 내내 가이드북의 음식점 정보를 보고 찾아간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하나같이 실망. 시부야의 100엔 스시가 그랬고, 위 사진의 킨류- 라면도 영; 일부러 찾아가서 먹는다는 것은 맛집을 찾는 거지 싸고 양 많이 주는 곳을 찾는게 아닌데 말이다. 직접 일본인의 추천을 받는 경우가 가장 좋겠지만, 아닐 경우라면 역시 다년간의 일본 체류 경험이 있는 분의 조언을 듣고 찾아다니는 것이 낚이지 않는 방법 되겠다~

돈키호테. 저렴한 생필품을 팔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다이소를 비롯해서 일본에는 저렴한 생필품을 모아놓고 파는 돈키호테 같은 것이 인기인가보다.  특이한 것은 우리나라의 슈퍼마켓 같은 것도 있지만,  약국에서 생필품들을 많이 팔고 있는데, 이름만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이지 실제로는 온갖 잡동사니를 다 팔고 있는 가게가 많다. 이타바시구로 이사온 첫 날 주위를 돌면서 생필품을 살만한 가게를 찾아 돌아다녔지만, 발견한 것은 약국 뿐, 하지만 들어가보니 꽤나 놀라운 것들을 많이 팔고 있어서 간단한 것들은 이용해주었다. 주말에 밖을 돌아다니다가 들어올 때면 늘 스가모역에 붙어있는 Summit 인거 같은데 일어식으로 읽는 것 같은 슈퍼마켓에서 생필품을 대량 구입.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일상이었다. 참고로 소개하는 직원의 돌발 질문 몇개 소개.

  1. 봉투 필요하세요? : 의문문에 "후쿠로"라는 말이 들어가면 봉투 물어보는 말이니까 답해주자.
  2. 포인트 카드 있으세요? : "포인토- 카도-"라는 말이 들어가면 적립할꺼냐고 물어보니까 답해주자.
  3. 따로 담아드릴까요? : "베쯔니 시떼~"라는 말이 들어가면 따로 담을꺼냐고 물어보는거니까 답해주자. 계란을 샀더니 꼭 따로 담아주더라.
  4. 스푼 필요하세요? : "스푼~"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스푼 필요하냐고 물어보는거니까 답해주자. 와 같이 생긴 아이스크림 샀더니 물어보더라.
  5. 데워드릴까요? : 이건 뭐라고 물어보는지 들을수가 없었지만, 편의점에서 도시락 사면 "항상 데워드릴까요?" 물어본다.

한신이 우승하면 여기 뛰어든다.

 회사에서 오사카까지 여행할꺼라고 그러니까 오사카에 대해서 뭔가 아는 것 있냐고 물어보길래, "한신이 우승하면 강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 라고 답하니까 어떻게 한국 사람이 그런 것까지 아냐고 특유의 일본 사람 호들갑을 떨면서 막 놀라워 하더라. 나도 해외 토픽 정도는 보는데 말이다. 일본 사람들 야구에 매우 매우 열광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 나조차 가물가물한데 주니치선동열이 활약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내가 일본에 있을때가 이승엽이 맨날 홈런 때리던 시기라서 그게 화제가 되기도 했었고 말이다. 미타선을 타고 오오테마치역을 지나다 보면 쿄진팀 선수들이 하나하나 광고판에 부착되어있고 "Giant Pride" 던가 문구가 세겨져 있었는데, 출퇴근시간에 이승엽 선수 모습을 보니까 얼마나 반갑던지. 그러고 보면 나도 이승엽 경기 꽤나 많이 본 것 같다. 집에 와서 저녁을 챙겨먹고 맥주 먹으면서 이승엽 선수 경기를 보고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홈런! 막 혼자 좋아하면서 내일 아침 식사로 먹을 빵과 우유를 사러 약국에 다녀와서 다시 TV를 트니까 또 이승엽 타수에 또 홈런이길래 "응? 리플레인가?" 했더니 연타석 홈런이고; 뭐 그런 추억이 있다는 것이다.

마루이 백화점인가.

 마루이치(01)이라서 줄여서 마루이라고 부르는 것인가. 자세한 연유야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백화점을 꽤나 사랑하는 일본인이 많다는 것이다. 이세탄이며, 한큐, 오다큐, 다케시마야(?) 등등 많은 백화점 수도 그렇고 10시 조금 전에 이세탄 백화점 앞을 지나가는데 어찌나 많은 아줌마들이 개장시간을 기다리면서 줄을 서 있던지; 아니 개장시간 맞춰서 오면 되지 왜 와서 줄을 서 있는 건지; 이해가 안가는 풍경도 보고.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재미 못보는 요도바시 카메라 스타일의 매장 같은 것도 꽤나 흥행하고 있는 걸 보면 "무조건 큰데가서 구입하자." 라는 기본 인식이 더 강한 건지.

일본 여성의 헤어스타일도 의외로 편차가 없다.

 

 우리나라보다 다양하고 잘 꾸미고 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로 개성이 있다라고 말하기는 힘들고,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나라하고는 다르다." 라고 인정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 또 일본. 바꾸어 말하면 일본에도 분명 대세라는 것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갈색으로 염색하고 어깨 길이의 머리에서 층을 크게 내고 샤방하게 다니는 사람이 다수. 남자의 경우는 안꾸미고 다니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거의 우리나라랑 구별하기 힘들고, 꾸미고 다닌다고 해도 워낙 우리나라 패션이 일본 따라잡는 경향이 강해서 요즘은 또 크게 차이가 없지 않을까? 그 차이는 점점 좁혀져서 이제 일본과 몇 개월 차이로 유행이 지나간다고 한다.

 이렇게 하루 종일 걷기만 한 무더운 빨간색 일요일의 아스팔트도 슬슬 식어가고 드디어 일본 체류의 마지막 날도 같이 저물어 갔다. 정확하게 36일째. 이제 하루만 더 자면 귀국하는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도쿄에 머물때는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들었는데, 오사카에 오면서 부터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분명 형편없는 숙소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여행에서 숙소의 비중이 큰 것인가;) 그런 숙소라도 돌아가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 질린다. 편의점 도시락 ㅠ_ ㅠ" 

 마지막 날은 오사카 시내를 좀 돌아본 후 오사카 성을 보고 간사이 국제 공항으로 떠날 예정이다.

 

[6]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7/01/08 23:24 2007/01/0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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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오사카(간사이) 편 [4]

 오사카(간사이)로 여행 계획을 짤 때에는, 일반적으로 오사카를 중심으로 넣고, 교토, 나라, 고베 정도를 일정에 포함시켜서 하루씩 다녀오는 식으로 관광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고 빠짐없는 일정이다. 뭐, 나의 경우야 2박 3일이라는 시간 밖에 없었으니까 아쉽지만 고베를 포기했지만 말이다. 하루가 더 있었다면 물론 고베를 다녀오는 일정을 넣었을 것. 생각해보면 내가 왜 2박 3일 밖에 머물 생각을 못했지 라는 생각도 든다. 그냥 하루 더 있을껄. (아, 수강신청 때문에 일찍 왔구나!)

 아무튼 첫날 교토에서의 피로 때문인지 세상 모르고 그 썩은 냄새나는 숙소에서도 잘만 자다가 일어났다. 둘째날의 일정은 나라에 다녀오기. 사전에 알아본 결과 나라까지는 난바에서 전철을 타고 가면 되는 모양. 알아 봤다고는 하지만, 그냥 중간 경유역 이름 정도만 알아두고 자세한 사항까지는 알아보지 않았다. "복잡하기로 세계적인 도쿄 전철을 경험하면서 한달 살았는데, 오사카 정도야." 하면서 "임기 응변식으로 대처하자." 결심하고 이 곳으로 온 것이다. 일단은 아침을 먹어야 하겠는데, 주위에 적당한 식당이 있을리 만무하고 돈은 아껴야겠고, 해서 일단 난바까지는 나가서 아침을 해결하고 나라로 향하기로 했다. 서둘러 세수하는 흉내만 내고, 머리도 대충 감고(녹물이 흘러나올 것 같은 세면대) 어제의 경험에 비추어 아주 간편한 옷차림을 하고, 노트북도 숙소 안에 남겨 놓은 채 숙소를 나섰다.

 나오자마자 더워. 정말 덥다. 왠지 무의식 속에서부터 일요일은 더 덥다고 오래전부터 쭉 생각해왔었는데, 그게 달력에 숫자가 빨간색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쉬는 날이라 놀러 밖으로 돌아다녀서 덥다고 느낀건지. 아무튼 이 날을 계기로 두번째에 무게가 실리는데..  생각해보면 숙소가 아무리 허름해도 에어컨은 있어서 다행이었다. 정말. 아니었으면 어떻게 3일을 보냈을지. "필터 청소를 5년째 안한 에어컨이라도 상관없어. 이 더위라면." 이라고 역시 필사적으로 마음속에서 외치고 있었을 수도.

 사실 숙소 근방이 배낭 여행객들을 위한 저가형 숙소의 밀집지역이 된 것은 환경이 좋다거나 하는 고차원적인 문제가 아니고, 단 하나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유 외에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오사카 여행의 핵심인 우메다, 난바 역까지 몇 정거장 안 걸리는 그 거리만을 위해서 이렇게 수많은 배낭 여행객들이 곰팡이 냄새를 맡으면서 잠들어 가고 있는거다. 그리고 배낭 여행의 베테랑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 이지만 너무 사전 인터넷 예약 등을 통해서 숙소를 100% 잡으려고 노력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인터넷 예약이 가능한 숙소들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그 인터넷 예약을 가능하게 하는데 드는 비용을 숙박 요금을 통해서 만회하려고 하기 때문에 요금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도 숙소를 어떻게 잡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가보니 더 싼 가격(은 아니지만)에 더 좋은 환경의 숙소들이 꽤 있었다. 오히려 인터넷 예약을 통해서 가서 보고 고를 기회를 박탈 당하는 것이다. 아주 성수기 아니면 거의 숙소 방은 남아 있으니 걱정할 것 없고 말이다. 사실 내가 여행 한 것도 배낭 여행의 최고 성수기라면 성수기인데 (비행기가 모두 매진) 그 숙소에도 아직 꽤나 많은 방이 남아 있었다는 거다. 또 방이 남는 다는 것은 실제 현찰을 들고 갔을 때의 에누리가 가능할 지도 모르니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가자.

 그리고 또 숙소에 대한 팁 하나. 흔히 일본으로 가는 배낭 여행객들이 선택하는 숙소는 비지니스 호텔 아니면 한인 민박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성수기에 일주일 이상 도쿄오사카에 머물면서 여행 할 것이라면 위클리 맨션도 꽤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거다. 물론 예약 이라던가 돈을 지불할때 약간의 일본어가 필요하긴 하지만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한번 요금을 찾아보았다. 내가 머문 숙소는 일박에 4500엔 가량 했었고, 방금 네이버에서 한인 민박을 검색해서 나온 첫번째 민박 (공교롭게도 내가 머문 숙소와 같은 역에 위치해있다.)의 하루 숙박 비용은 3000엔이다. 가격으로만 따지면 위클리맨션이 비싸지만 바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은 인원수가 증가할 경우에 있다. 예를 들어서 2명이 숙박을 한다 해보자. 그러면 민박은 두당을 받으므로 6000엔으로 뛰지만, 위클리맨션은 1000엔이 추가되므로 5500엔이다. 3명이 숙박할 경우는? 민박은 9000엔이지만, 위클리맨션은 6500엔이다. 그리고 사실 위클리맨션은 철저하게 독립 생활을 보장해주므로 누가 와서 자고 가던 신경도 안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2명이 가서 자도 일주일 자도 돈 더내라는 소리 없더라. (물론 계약상으로는 안되긴 하지만 말이다.) 4명 이상의 경우는? 사실 위클리 맨션이 원룸의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그 이상은 숙박에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시설은? 상대가 안된다. 한인 민박에서 욕조에 물 가득 받아 놓고 목욕 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위클리맨션은 독립 화장실, 독립 주방은 기본이다. 일반적으로 베란다도 있고. 요즘은 초고속 인터넷까지 거의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추세. 예비 이불, 예비 침대 커버, 다리미, 전자 렌지, 오븐, 토스트, 냉장고, 가스 렌지. 심지어 일주일 분의 나무 젓가락까지 완비. 쓰레기 봉투도 있다. 발 닦는 타올, 일반적인 수건, 커다란 타올도 2~3개씩 준비되어 있었고. 돈을 조금 더 내면 방 청소도 대행해주는 곳이 있지만, 배낭 여행객이라면 이런 서비스는 없어도 상관없다. 이렇게 좋은 시설과 저렴한 가격을 내버려두고 한인 민박을 찾는 이유가 바로 언어 장벽과 한국인이 없는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 그런 것 때문. 뭐든 외국에서 한국어로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은 그 만큼의 부대 비용을 지불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아무리 한국 사람이라도 사기꾼보다는 없는게 낫다.

 오사카에서 내가 묵은 숙소야 시설이 아무리 나쁘고 한글 서비스가 안되도 가격이 한사람이 일박에 1300엔도 안되니 양심적이기라도 하지, 저런 숙소에 두당 3000엔이나 받는 걸 보니까 내가 다 화가 나려고 하네. 누가 한국에서 위클리 맨션들이랑 연합해서 예약하고 하는 거 대행해주는 사이트 안 만드나.

 

 여행기 쓰다가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빠져서 한참 떠들었는데 아무튼 다시 돌아가도록 하자. 밖에서 받은 더운 열을 지하철 에어컨으로 식히면서 난바에 도착.

 

난바는 오사카 교통의 요지다?? (인 것 같다)

 

 교토던, 나라던, 고베던 다들 이 근처에서 출발하는 전철로 갈 수 있으므로 오사카(간사이)지방을 본격적으로 여행하려는 배낭 여행객이라면 이 근처를 꽤나 많이 와봐야 할 것이다.  

 아침은 마츠야에서 먹기로 했다. 바로 회사 다닐 동안에 받았던 정식 무료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서 이다. 한국에 가지고 가봐야 의미 없으므로! 마츠야요시노야 같은 간단하게 혼자서 끼니를 때울 만한 식당이 일본에서는 꽤나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별로 없는 데다가. 도쿄 등지에서 혼자 살고 있는 사람의 비중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퇴근 후 집에가서 밥을 지어 먹는다는 것이 귀찮은 데다가 반찬까지 꼬박꼬박 해 먹을 수도 없고 또 야근이다 뭐다 해서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가면 피곤에 쩔은 상태고 말이다. 그러니 싼 가격에 24시간 끼니만을 때우기 위한 이러한 밥 집이 인기인 것이다. 물론 이런 식당은 배낭 여행객들에게도 매력적인데 싼 가격에 끼니도 떄우고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이한 문화 체험이랄까. 우리나라에도 예전에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망했나보다.

 

앗 저기있다. 마츠야! 간판 색을 보고 맞춘다면 이용 경험이 있는 분.

 이케부쿠로 역 근처만 해도 마츠야가 무려 6~7군데가 영업 중이라고 한다. 즉, 어디던 둘러보면 있다고 보면 된다. 내가 들어가서 자판기에서 메뉴를 고르고 있노라니 옆에 한국에서 오신 여성 관광객 2분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역시 인기 있구나~" 한국 사람들은 마츠야를 주로 간다는데, 그 이유가 자판기로 미리 메뉴를 고르고 그 쿠폰을 점원에게 주면 요리를 건네주므로 일본어가 한마디도 필요가 없어서란다. 요시노야의 경우 말로 주문을 해야 된데나 뭐래나. 처음 일본에서 규동을 시켜 먹을 때 뭐가 뭔지 몰라서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메뉴를 받고 사이즈를 물어보는데 나는 뭐가 뭔지 몰라서 보통으로 달라고 했더니 알아서 주더라.  옆에서 야바시상이 "오오모리"가 큰사이즈라고 말해줬었구나.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혼자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야바시상이 말해줬던 자신의 경우가 일반적인 일본의 젊은이상? 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지방에서 대학을 나오고 도쿄 근처로 취직을 해서 도쿄 외곽의 저렴한 곳에 원룸을 얻고, 젊으니까 야근과 잔업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긴 출퇴근 시간에, 집에서 손수 만든 요리를 먹는다던가 하는 것은 생각치 못하고 늘 집에 가는 길에 있는 마츠야 같은 곳에서 허기를 달래고 꺠끗하지 못한 와이셔츠를 입으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코인 란도리(우리나라 빨래방)에서 밀린 빨래를 처리하고. 그러면서 돈을 하나하나 모으고 30세 전에 결혼을 하고 조금 큰 집. 하지만 자신의 집은 아닌 월세를 살면서 (일본은 전세가 없단다) 자신의 집을 가지는 꿈을 꾸는 것. 이라나.

 뭐,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뭔가가 있다면, 사회 진출이 빠르다는 것. 그리고 부모로 부터 독립하는 대신 그 만큼 자유로운 생활을 누린다는 것 정도 일까나. 9시가 넘은 시간에 도쿄로부터 외곽의 주택가로 가는 전철을 타면 피곤에 지친 양복을 입을 셀러리맨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군대를 다녀와도 또 대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고 또 4년제 대졸자의 비율이 높아서 사회 진출시기가 많이 늦어서 젊은 세대들이 그들의 에너지를 나름대로 발산할 시기가 긴 반면, 일본은 2년제 대졸자의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크고 심지어 고졸의 비율도 비교적 높고, 그 들이 사회에 빨리 편입되고 그 룰에 갖혀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젊어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상하게 일본의 지하철이 활기차지 못해보이는 이유도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츠야 주주에게 선물되는 무료 식사권으로 시킨 720엔짜리 갈비정식.

 위의 식사가 나름 오오모리다. 즉, 곱배기(?). 양이 많은 사람에게는 역시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의 식사량이 아닐까. 720엔이면 마츠야의 메뉴중에서는 상당히 고가에 속하는데도 이 정도다. 확실히 갈비가 비싸서 그런걸까. 공짜니까 감사히 먹었지, 아니었으면 그냥 제일 싼것에 양만 많은 것 시켜 먹었을 것이다.

 일본에서 일주일만 이것저것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녀도 아마 별다르게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1엔, 10엔짜리 동전이 무지하게 많이 남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런것들 어짜피 환전도 안해주므로 가능하면 100엔짜리보다는 10엔짜리 10개 모아서 쓰고 1엔짜리는 상점에서 물건살 때 소비세로 내고 그러자. 나중에 1엔짜리 다 처리하느라고 얼마나 애썼던지. 4주동안 신경안쓰고 있다가 마지막 1주에 1엔짜리 수십개씩 내고 그랬다 -ㅅ-

 자 이제 배도 적당히 채웠으니 이제 나라로 가보자. 나라까지는 역시 전철 한번으로 갈 수 있는데 가는 도중에 펼쳐지는 오사카 시내의 전경이 꽤나 볼만하므로 창가에 앉아서 주의를 집중해보자.

 

역에서 나와 저 분수대 있는 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나라를 유명하게 만들어주는 것에는 단연코 사슴이 일등 공신이 아닐까 한다. 나라는 사슴, 닛코는 원숭이. 뭐 이런식으로 지역을 동물과 관련시켜서 유명하게 만드는 것이 꽤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최근 서울숲에 사슴을 풀어놨다고 해서 가봤더니 이건 그냥 동물원이잖아; 나라의 사슴은 사람과 공존함으로써 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길에 태평하게 누워서 자고 있다던지, 먹이인 센베를 노점에서 사면 그 냄새를 알고 달려든다던지. 뭐 이러한 재미있는 이벤트들이 잔 재미를 주는 것이다. 단, 그 고약한 변은 어떻게 처리를 못해서 사람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이다. 아무튼 도다이지(東大寺)로 올라가는 길에도 꽤나 많은 사슴들이 길가 그늘에서 더위를 피해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배고플때만 일어나서 먹이를 구입하는 사람을 찾는 것 같았다.

 

바로 이런 녀석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

 

[5]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7/01/02 00:38 2007/01/0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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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오사카(간사이) 편 [3]

자판기에서 사먹는 음료수 하나도 아끼던 우리였지만, 이 날은 정말 음료수만 몇 개를 사먹은지 모를 정도로 덥고, 수분이 줄줄 흘러나가는 탈진 상태의 날이었다. 일본에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느끼겠지만 자판기가 정말 많다. 인건비가 비싼 나라이니 만큼, 최대한 자동화 시킬 것은 시켜야 물건을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포함된 서비스나 물건을 구입하려면 그에 따른 꽤나 큰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미용실 같은 곳을 가려면 아무리 간단한 수준의 커트라도 1만엔 정도는 지불해야 하는 것 같았다. 프리타라는 일본에서 들어온 신조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는 워낙 기본적인 인건비가 비싸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가 유지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르바이트 같은 것으로 생계를 이어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회사의 하마미치상이 니트족을 아냐고 나에게 물어본적이 있는데, 한국에서도 부모가 돈이 많은 경우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니까, 일본이랑 똑같다고 신기해했다. 치상과는 차를 같이 타고 다니면서 한국일본의 차이점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이야기 했었는데 그 중에 하나를 또 소개하면..

"류상, 일본 지하철 사린사건 알고 있나요?" (류상, 니혼 지카테츠 사린지켄 싯떼마스까?)

"일본 지하철 살인사건이요?" (니혼 지카테츠 사쯔진지켄 데스까?)

"살인이라면 살인이겠지요."  (사쯔진나라 시쯔진데스요)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조금 피식~할 만한 이야기겠다. 사린지켄이란 말을 하마미치상은 오움진리교사린가스를 지하철에 무차별 살포해 많은 사람이 죽은 그 사건을 말하기 위해서 사린가스를 앞에 붙여 "사린사건"이 된 것이고, 나는 사린을 순간 한국어 살인으로 알아듣고는 일본어 살인(사쯔진)으로 바꿔서 생각해서 "사쯔진지켄" (살인사건) 이라고 되물어본 것이다. 나중에 사린이 살인과 발음이 똑같고 그게 일본어 사쯔진과 같은 의미라고 설명해주면서 둘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ㅎㅎ 하마미치상과 어느 지하철 역 옆을 지나가다가 나눈 대환데 그 지하철 역에서 바로 그 사건이 일어났다고 설명해주었다.

내려가서 교토의 복잡한 버스노선도를 보고 킨카쿠지(金閣寺)로 가는 노선을 알아보았다. 다행히 갈아타지 않고 바로가는 노선이 있었는데, 앞에서 타고 온 시간을 고려했을때 꽤나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했다. 사람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몇 분 후 도착한 버스에는 다행히 사람이 얼마 없어 가장 앞에 앉아 전망을 즐기면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시원한 바람과 편안한 의자가 준비되고 전날 야간버스에서의 피곤함 때문인지 곧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중간에 몇 번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서 떨어뜨릴 뻔해서 놀라서 깬 것을 제외하면 간만의 휴식!


이 사진을 찍고 난 이후 의식을 잃었다.


일본의 버스는 일반적으로 뒤로 타고 앞으로 내린다. 탈 때 번호표 같은 것을 뽑아 두었다가 내릴 정류장에서 앞에 표시된 전광판의 번호 아래 쓰여진 요금을 내고 내리면 된다. 우리나라 처럼 서울-수원 왕복해도 눈치없이 800원만 내고 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요금을 검사하기 때문에 주의. 만약 번호표를 안뽑았거나, 잃어버렸을 경우 무조건 최고 요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이것도 역시 주의. 일본의 모든 버스를 다 타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가 타본 것은 그렇다. 이러한 대중교통의 요금 체계는 철저히 합리적 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많이 간 사람은 많이 내고, 적게 간 사람은 적게 내는 구조로 우리나라보다 그 편차가 크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도 훨씬 비싸다. 특히 일본에서 처음 전철을 타는 사람들은 유의할 것이 우리나라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대략 1시간 넘게 전철을 타고 다치카와-치바까지 갈 일이 있어서 왕복했더니 요금이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 가까이 나온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안에서 소요산까지 3시간가까이 가도 1800원이면 된다;;


킨카쿠지(金閣寺)는 건물의 외벽 전체가 금으로 칠해졌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사실, 이 건물도 오리지널이 아니라 없어진 것을 그 후에 다시 짓고 보수하고 보수해서 현재의 휘황찬란한 모습을 유지시켰다고 한다. 전체 순금도 아닌 것이 금박으로 칠해졌다고 해서 유명하다. 금도 얼마 안들텐데..  우리나라에도 금으로 칠해진 법당 같은 것들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도쿄에서 회사 사람들한테 "킨카쿠지에 가요." 하니까 2명은 알고 2명은 어딘지 모르던데.. 사실 우리나라에서만 유명한 곳은 아니겠지.


물론 물에 비친 법당의 모습이 유명하다.


킨카쿠지(金閣寺)는 한국인이 어찌나 많이 오는지 입장권에 일본어와 동일한 크기로 한국어로 적혀있다. 또, 사실 가보니까 많긴 하더라. 교토로 가는 열차부터해서 키요미즈테라(清水寺)킨카쿠지(金閣寺)에 이르는 루트동안 한국분들을 꽤 많이 봤으니. 뭐 혼자 온 관광객이라면 주저없이 사진이라도 부탁해보자. 비싼 입장료에 비하면 사실 볼 것은 저 건물 하나라. 관람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단점이 있다. 기념품이라도 고르면서 이리저리 구경하다 보니 어느 사이에 꽤 늦은 시간이 되었다. 오사카 시내 관광을 밤에 하기로 되어있으므로 일찍 교토를 떠나야 했다. 여기까지 온 버스가 오래 걸렸으니까 가는 시간을 고려해서 서둘러 이 곳을 떠났다.


일본의 여름은 "마쯔리"로 대표된다. 여름에 도쿄아사쿠사 라도 가 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축제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느껴봤을 것이고,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금붕어 건져내는 놀이나, 하나비 장면들을 보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작은 마을이라도 이러한 "마쯔리"는 꼭 존재하는 듯이 보이는데 나름대로 역사가 긴 전통의 도시인 교토에도 그러한 분위기로 넘쳐나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 역까지 가는 길 옆 강가에는 천막을 친 노점상이 쭉 늘어서 있고 뭔가 파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강을 물려주자.


여름에 일본에 간다면, 꼭 하나비는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일본의 불꽃놀이는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고.. 라고 할 것도 없고 그냥 일본 불꽃놀이가 세계 최고라고 보면 된다. 여름만 되면 전국이 불꽃놀이로 들썩이는데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라면 여름 거의 주말마다 커다란 규모의 불꽃놀이가 있다. 날짜가 겹쳐서 어디를 포기해야 하는 일이 있는 것이지 주말에 불꽃놀이가 없어서 못보지는 않는 정도다. 도쿄에서는 가장 큰 것이 아사쿠사 옆을 흐르는 스미다 강을 따라 2군데서 동시에 벌어지는 스미다 불꽃놀이가 제일 크다. TV에서 생중계를 해주므로 집에서도 볼 수 있기는 한데, 한국인의 관광객이라면 실제 가서 보면 더욱 더 신기한 구경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오사카의 경우는 PL 불꽃놀이가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지는 못했다. 이 글의 마지막에 오사카 요도가와 불꽃놀이 동영상을 링크했으니 참고!


여자들은 저런 옷을 남자들은 그냥; 온다.


교토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 불꽃놀이를 보기로 했다. 요코하마에서 한번 겪었던 것처럼 사람이 많을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경할 수 있는 장소가 요코하마때 보다는 비교적 넓어서 정말로 콩나물 시루에서 삐져나온 하나의 콩나물 가닥처럼 구경하지는 않고 비교적 인간답게 볼 수 있었다. 뭐, 자리도 나쁘지 않았고 말이다.

역에서 나오자 마자 장소를 고민할 필요 없게 만드는 거대한 군중의 행렬. 따라가면 되겠구나. 하지만, 이정도의 인파라면 돌아오는 길이 걱정이다. 이미 이때 이 거대함에 눌려서 피날레는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실 하루동안의 강행군으로 땀으로 범벅이 된 옷. 맥도널드 빅맥으로 때운 점심으로 인한 허기. 등으로 더이상 밖에서 돌아다니기는 정말로 힘든 상황. 말 그대로 그 썩어가는 숙소라도 돌아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아, 이제 일본은 더 이상 싫어!" .. 뭘했다고 -ㅅ-


유명한 빌딩. 유명하다는 것 이외의 정보는 없다.


불꽃놀이의 동영상은 다음 포스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메모리도 부족하고 해서 중간중간 끊어가며 찍어야 했던 것이 아쉽다.

http://www.linus.pe.kr/home/tt/entry/오사카-요도가와-불꽃놀이-2006-동영상


불꽃놀이의 탄성은 잠시 피곤을 잊게 해줬지만, 시선을 하늘에서 땅으로 돌린 순간 어김없이 피곤은 다시 찾아왔다. 도로 통제 때문에 빙빙 돌아 찾은 지하철 역과 몰려든 인파로 가득찬 지하철을 거쳐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편의점에서 산 도시락과 맥주로 저녁을 때우고, 9시 이후에는 샤워가 안된다는 말을 듣고 8시 55분에 들어가서 10분만에 끝내야만 했던 샤워; 그리고 이러한 사실조차 불쾌하지 않게 만드는 피곤 때문에 눕자마자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내일은 나라다." 하면서..


[4]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6/12/29 23:41 2006/12/2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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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요도가와 불꽃놀이 2006 동영상

2만발의 폭죽이 어우러지는 요도가와 불꽃놀이.

하지만, 피날래 직전에 집에가는 지하철을 타기위해 등을 돌리고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보긴 했으나 카메라에는 담지 못한 피날래.

그 하늘을 모두 뒤덮었던 마지막의 한발은 마음 속에만 있는 것이다.

 

 

 오프닝!

 

 

 전형적인 단발의 불꽃놀이!

 

단색의 화려함.

 
 
나중에는 이 정도는 지루하다 -ㅅ-
 
 
 
슬슬 아래 공간과 윗 공간을 나눠서 쓰기 시작한다.
 
 
 
불꽃놀이도 구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다양한 색상의 화려함.
 
 
 
피날래 이전 중반부의 절정!
 
 
 
중간에 좀 쉬어가는 분위기?
 
 
 
위아래 뿐 아니라 좌우로 폭넓게 하늘에 그려보자!
 
 
 
가지가지 불꽃을 뽐내보자!
 
 
 
서서히 피날래를 향해 속도를 올린다. 마지막의 대폭발은 왠지 후련한..!
 
 
 
 
자 준비 운동은 끝났다.
 
 
 
하지만, 찍은 것은 여기까지..;
 

Posted by Hwijung

2006/12/18 18:34 2006/12/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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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오사카(간사이) 편 [2]

 누누히 강조하지만, 오사카 여행의 핵심은 "얼마나 돈을 절약하면서 많은 곳을 돌아보느냐." 에 있는 것이다. 뭐, 젊은 나이에 편하게 호텔에서 침대 매트리스를 느끼면서 잘 수도 없는 일이고. 사실 돈도 없고. 이런 이유에서 노숙을 면하기 위한 숙소의 수준이랄까. 2사람이 2박에 5000엔이면 뭐; 말 다했다. 캡슐호텔보다 싸다. 가격에서 예감하듯이 비참한 수준의 숙소 일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묘한 긴장감을 가지고 한 정거장을 걸어가서 숙소를 찾아냈다! 한국 사람들이 오사카에 가서 머무는 숙소들은 호텔 수준이 아니라면 대부분 교통이 편리한 곳에 집중되어있기 마련인데, 내가 예약한 숙소가 바로 그 위치에 있다. 주위에는 배낭여행객들을 위한 싼 가격의 숙소가 밀집되어있고, 나의 숙소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시설이 열악해보이는 한 여관이라고 부르면 여관이 화낼 수준의 건물.

 

 9시부터 체크인이라는데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어서 가능할까? 했지만, 들어가보니 어떤 할아버지가 땀에 젖은 런닝셔츠 차림으로 앉아 계셨고, "오늘 예약하고 온 사람인데요." 하자 주섬주섬 예약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찾기 시작하셨다. "어이 괜찮은건가 관리인 할아버지, 왠지 도와드려야.." 생각하고 있는데 다행히 찾아내신 할아버지, 방이 비어있는지 열쇠를 주면서 몇 호라고 알려주셨고, 식객과 함께 집을 끌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아, 열쇠 보증금 500엔도 잊지않고 냈다. 방은.. 뭐.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 고역일 정도; 퀴퀴한 냄새는 둘째 치더라도 거미와 바퀴벌레! 녹슬고 썩어가는 세면데; 그나마 깨끗한 것은 침대 이불정도. 곳곳의 담배를 눌러 끈 자국은 이 곳에 머무는 사람들이 주로 일용직 노동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만들어 줬다. 화장실은 공동 이용. 샤워장은 9시 이후에는 사용 금지. 일행 중에 여성이 있다면 이런 숙소에서는 절!대!로! 숙박해서는 안된다 -ㅅ-

 

 이런 곳에서는 머물러 있기 싫다. 이 곳에서는 잠만 자는 거다. 짐만 넣어놓고 얼른 뛰어나왔다. 우리의 첫 목표지는 교토. 3일간의 간단한 일정을 살펴보면. 첫째날은 교토-오사카, 둘째날은 나라-오사카 셋째날은 오사카. 뭐, 고베라던지 이런저런 곳에 가보고 싶지만, 짧은 여행 일정상 불가능. 일단은 교토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철 역이 가까운 것은 좋네.

 

오사카의 지하철은 도쿄에 비하면 단순. 뭐, 느낌은 거의 같다.

 

  일본에서 비교적 오래 머물면서 관광을 즐기는 여행객이라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단연코 지하철/전철일 것다. 가서 보게 되면 크게 2가지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있어서 놀라게 되는데, 첫 번째로는 복잡함과 치밀하게 연계 되어있는 모습이고,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보다 세배는 비싼 요금 때문이다. 일본은 지하철이라는 말은 지하로만 다니는 노선을 지칭하는 말이고 전철은 역시 지상으로만 다니는 노선을 말한다. 우리나라 2호선처럼 지상으로 갔다가 지하로 달리다가 하는 노선은 내가 타본 경험상 없었는데, 뭐 혹시 있을 지도 모르지. 그래서 흥미로운 것은 "지하로만 다니는 노선은 공사가 완공 된 후 어떻게 열차를 레일 위에 올려 놓는냐"는 문제인데, 들은 바에 따르면 레일과 지상까지 구멍을 뚫고 대형 크레인을 사용해서 열차 1량씩 신중하게 레일로 내려 놓는다고 한다. 이게 꽤나 시간을 잡아 먹는 작업이라서 하루에 2량 밖에 못 내려 놓으므로 전체 노선에 달릴 열차를 다 내려 놓는데 1년이 꼬박 걸린데나 어쨋대나.

 

 처음의 일정은 교토. 촉박한 시간에 최대한 많이 돌아보고자 서둘러 교토로 통하는 철도가 있다는 우메다(?)로 향했다. (오랜시간이 흘러서 우메다 역이 맞는지 가물가물하다;)

 

이 곳이 우메다역(?) 인지도 가물가물하다.

 

  토요일 오전의 역은 비교적 한산했고, 꽤나 친절하게 나온 안내도 때문에 쉽게 교토로 향하는 전철을 찾을 수 있었다. JR선이 아닌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사철(私鉄)로 기억하는데, 한큐선이었던가. 아무튼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 형태의 좌석 배치가 아니라 2명씩 앉도록 일렬로 배치되어있는 무궁화호 열차식 배치라 특이했다. 게다가 무궁화호처럼 의자가 180도 휙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등받이만 고정되어있는 좌석위에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는,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보면 신기해지는 그런 구조. 종점에 도달하면 문을 모두 닫고, 사람이 없는지 확인 한 다음 기관사가 일괄적으로 전체의 등받이위치를 조정한다. 보고 있자니, 왠지 거대 로봇의 분리, 합체가 연상되었다.

 

 역시, 관광객이 많은 노선. 곳곳에 한국인들이 눈에 띈다. 나의 경우는 인턴쉽으로 온 것이라 평일에는 한국 사람들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다치카와(立川), 치바(千葉), 토라노몬(虎ノ門). 이런 곳에 관광객이 갈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일행과 떨어져 다치카와(立川)에서 이타바시구(板橋区)로 혼자 이사하던 날 이래 2주동안 한국말을 안쓰고 지낸 것이, 내가 태어나서 "엄마"라는 말로 첫 걸음을 띤 배움의 역사상 가장 오래 모국어를 안쓰고 지냈던 기간이 아닐까나. 하지만 주말 관광지에 가면 어디에나 한국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오다이바에서는 뭐. 둘러보면 어딘가에 숨어있는 한국 사람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정도. 월리를 찾아라 도 아닌데 반드시 있는 것이다;  교토에 도착할때 쯤 해서는 그 주변의 학교가 끝났는지 중고등학생들로 가득.

 

 자, 드디어 교토에 도착이다. 키요미즈테라(清水寺)킨카쿠지(金閣寺)의 도시 교토.

 

뭐야 이건, 단지 근대화된 도시 뿐이잖아.

 

 전철에서 내려, "빨리 밖으로 나가보자. 그래야 이곳이 어딘지 파악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왔으나 나와보니 마치 바둑판 같은 길 구조에 당황. 어디어딘지, 동서남북은 어딘지. 어딜가야 그 유명하다는 건축물들을 볼 수 있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어있었다. 단지, 수많은 사람들과, 빽뺵한 건물들, 그리고 죽을 만큼의 더위. (37도)

 "다시 역으로 들어가자. 무엇인가 지도라던가 가이드가 있을꺼야." 당연한 생각을 조금 더 일찍 했으면 좋았을 껄. 괜히 이 더운 날씨에 왔다갔다 하는 우리들. 아, 가이드가 있었다. 미리 이 곳에서 자유롭게 버스를 탈 수 있는 티켓이 있다길래 그걸 물어보기로 했다. "저~ 일일자유버스이용권을 사고 싶은데.." 라고 말하자. 친절한 웃음을 띄면서 2장에 천엔이라고 알려주는 아가씨. 지도도 친절하게 2장을 준다. 지도를 보면 파악할 수 있을꺼라 생각하고 펴들었으나. 후.. 도쿄의 지하철 노선도보다 한층 더 복잡한 이 노선도. 사람이 보라고 만든건가 이 것. OMR카드 리더기 같은게 읽는거 아냐? 일본의 교과 과정 중에는 "복잡한 노선도 보기" 코스가 따로 있는건가..

 

벽에 붙어있는 버스 노선도. 친절한 아가씨의 지도와 동일.

 

 노선도에 불만이 있어도, 이 하루 버스하루자유이용권은 정말 고마워해야 할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사실 교토 내에서 이 곳 저곳 둘러보기 위해서는 거의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버스 요금이 한번 타는데 160엔. 하루 자유이용권이 500엔이니까 3번타면 거의 본전, 4번타면 이득이다. 따라서 가장 유명하다는 키요미즈테라(清水寺)킨카쿠지(金閣寺)만을 둘러 본다고 해도 3번은 반드시 타야하는데, 따라서 무조건 이를 구입해서 다니는 것이 이득. 뭐, 자가용 이용자나, 최근의 원화 강세를 막아보자는 사람한테는 상관 없겠지만 말이다.

 

 죽을 만큼의 더위를 향해 밖으로 나와보자. 버스를 타야하는데, 그 전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로.. 지겨운 맥도널드"빅맥"  일본의 패스트푸드 점에서는 담배를 펴도 되는 층이 있고 아닌 층이 있다. 뭐, 지나친 일반화인가.. 아무튼 담배를 펴도 되는 구역이 있는 것 만은 확실하다. 흡연자의 권리를 어느 정도는 보호해주는 모습. 전철의 플랫폼에서도 흡연자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어서(주로 가장 끝쪽) 흡연자만의 구름 오오라를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내 생애 최고의 더위를 체험한 날. 보도에도 그늘이 있어 다행이다;

 

 가까운 버스 정류장을 찾아 번호를 확인하고 기다리자. 어느 버스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표시가 되서 편했다. 뭐, 이런저런 곳을 돌아다녔지만.. 이 곳에서는 키요미즈테라(清水寺)킨카쿠지(金閣寺)만을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다른 곳은 뭐.. 별로 돌 것도 없고 간 것 같지도 않고. 바쁜 여행객들에게는 불행한 일 이겠지만, 키요미즈테라(清水寺) 교토의 동쪽에 킨카쿠지(金閣寺) 는 교토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어서 하나를 보고 다른편으로 가려면 도시 가운데를 지나는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야한다. 중간 중간에 볼만한 것이 있으면 상관이 없겠으나 그렇지도 않던데. 약 45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버스를 타고 낭비해야 한다. 거리상으로 그렇게까지 멀어보이지는 않는데, 중간에 신호등이 지겹게도 않은데다가 정류장도 많고 차도 많은 관계로 고생을 해야한다. 뭐,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하고 시원한 버스 에어컨을 쐬면서 자면 되겠다. 정류장을 놓치지는 말고.

 우선은 키요미즈테라(清水寺)로 가보도록 하자. 버스에서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중간에 보면 인력거를 끄는 사람들이 있어서 돈을 주면 인력거를 태워주기도 하니까 다리에 자신이 없으면 기꺼이 이용해 주자. 관광객들이 "어떻게 사람이 끄는 수레를 탈 수 있어! 미안해서라도 그렇게는 못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인력거 이용을 꺼리기 때문에 오히려 수입이 없어 힘들다는 그들의 한탄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인력거를 이용해 주는게 그들에게는 기쁨이랄까.

 헉헉 대면서 끝까지 올라가면 드디어 입구의 커다란 빨간색 문을 볼 수 있다. 사실 어떤 사전 지식도 없이 교토에 갔기때문에 역사적인 의미라던가 건축학 적인 뭐라던가 말할 수 없는 입장.

 

교토는 수학여행지로도 인기다.

  교토는 경주처럼 수학여행의 단골 코스란다. 따라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런 날씨에 저 아이들도 무슨 고생이람. 좀 편한데 가지 -ㅅ- 예전에 회사의 오카다상이랑 일본 여고생들의 치마에 대해서 이야기 해본적이 있다. 지하철을 타니 왠 여고생들이 우르르 있길래 오카다상이

"일본 여학생들 치마, 정말 짧지요?"

"네, 그렇네요. 왜 저렇게 짧은 건지 깜짝 놀랐어요." 

"원래는 저것 보다는 긴 디자인인데, 줄여 입는 경우도 있고, 또 학교들 사이에 이쁜 교복을 입는 학교가 인기이기 때문에 일부러 짧게 디자인하는 학교도 있고 그렇지요. 한국도 교복을 입나요?"

"네, 하지만 형태가 좀 달라요. 일본은 저렇게 퍼지는 플레어형의 스커트잖아요. 한국은 OL들의 유니폼 같다고나 할까."

"아~ 그렇군요"

"한국에서도 줄여입거나 변형시켜서 입는 애들이 많아요. ㅎㅎ"

"그건 일본이나 마찬가지네요."

키요미즈테라(清水寺)도 기본적으로는 무료 입장이지만,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보려면 유료로 입장시키는 구역이 있다. 물론. 가보지는 않았다. "사진촬영이 금지되는 관광지는 의미가 없어!" 라는 마인드는 아니지만; 별거 없어 보이는 곳은 돈내고 들어갈 필요가 없겠지. 이 곳은 상당히 고지대. 산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매우 넓은 평지의 교토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 되었기 때문에 먼지 때문에 그다지 멀리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 곳에서 수백년전의 수도였던 교토를 내려다 봤을 옛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기에는 충분했다.

 

교토는 놀랄만큼의 평지로 이루어졌다.

 한바퀴 둘러보고는 손을 씻는 물로 발, 손. 온 몸의 온도를 조금 식힌 후 내려가기 시작했다. 바쁜 하루를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를 수는 없는데다가 다음 목적지까지는 꽤나 먼 길이 남아 있는 것이다.

 

[3]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6/12/17 22:30 2006/12/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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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오사카(간사이) 편 [1]

  예정대로라면 5주간의 인턴쉽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하지만! 비싼 비행기타고 일본까지와서 도쿄 근교만 돌아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은 언제다시 올지 모르는 일본인데, 아쉽다! 학교측에서도 당연히 더 관광을 즐기다 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돌아오는 날짜는 정해놓지도 않으셨고. 한국에서의 식객이 긴급 구호금을 가지고 오기도 했고, 이래저래 추천도 있고, 조건이 맞아서 오사카로 가기로 한 것이다. 왜 하필 오사카? 라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말이다. 사실 일본에 갈때까지도 예정에 전혀 없던 일이라 좀 급작스럽게 준비하느라 더 좋은 코스와 싼 경비로 둘러볼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뭐 일생에 한번뿐인 25살의 여름방학을 아주 아름다운 무늬로 새겨 넣은데 일조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야기를 넓게 잡아 떠나는 날 아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5주간의 인턴쉽이 끝나는 날 아침. 일어나면서 이렇게 복잡 미묘한 심정과 아쉬움이 남는 날은 또 없을 것 같다. "잘 해낼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몇번이나 자기 최면을 걸면서 억누르고 처음으로 회사 문을 열고 "요로시쿠오네가이시마스!" 외쳤던게 5주전이라니" 생각 하면서 일어나 4주째 먹고 있는 야마자키 토스트와 맛있는(오이시이) 우유를 아침으로 때우고 집을 나선 것이다!

 

도쿄 이타바시구 숙소 앞. 저기 보이는 로손은 비싸다는 이유로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다.

 

 매일매일 6시 30분에 일어나서 7시 40분에 집을 나와서 8시 40분에 회사에 도착하는 생활도 5주째. 일본의 출근 전철의 풍경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이 신문을 읽거나 졸고 있고 연신 시계를 보면서 바삐 걸어가는 모습도 1년전의 한국에서 경험했던 출퇴근 시간의 모습과 겹쳐보이면서 답을 찾기 어려운 틀린 그림 찾기를 하는듯한, 그럴 때의 느낌이 드는 것이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전반적으로 자리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휴대폰 통화를 하는 사람을 거의 본적이 없다. 신문은 우리나라의 반 크기로 접어서 본다.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정도? 사실 이런 것들은 국민성의 차이라기보다는 오랜기간 전철을 타온 사람들이 서로 편의를 위해 발전시킨 문화적인 측면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타고가는 미타선은 도쿄의 남쪽과 북쪽을 관통하는 노선이다. 일반적으로 노선도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되는데, 숙소가 있는 곳은 이타바시혼쵸역. 야마노테선과 만나는 스가모 역에서 북쪽으로 4정거장 가량 떨어진 곳이다. 다행히 이 노선은 야마노테선처럼 콩나물시루같은 인구밀도를 보이지는 않는다. 또 오오테마치 역을 지나면 사람들이 대부분 내려서 쾌적하게 타고 올 수 있다. 살인적인 요금만 아니면, 사당-역삼노선보다야 훨씬 편한 출근길이다.

 회사가 영업소 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출장, 외근을 다니신다. 그래서 모두에게 작별인사는 아침에 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침 조례시간에 "5주간의 인턴쉽도 오늘로 끝나게 됩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친절하게 대해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한국에 오시면 꼭 연락해주세요. 일본인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진짜 매운 맛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라고 인사했다. 한국인의 언어유희는 통하지 않은 모양이다. 모두들 진심으로 박수를 쳐준다.

 점심식사는 사수인 야바시군이 매일 먹는 기시멘에 나도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 냄새가 참. 뭐랄까. "정말 먹을 수 있어?"라는 느낌이었는데. 이왕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그동안 엄두를 안냈던것을 사먹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참치 샌드위치, 계란 샌드위치, 샐러드 샌드위치, 햄 샌드위치, 빅맥. 사이클을 돌던 점심 식사도 마지막을 기념하여..

 

산토리 우롱차. 야키소바롤. 기시멘... 맛있잖아!

 

 그 동안은 시간이 참 안가더니 이 날만은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 시간은 6시에 다다라 나의 6학점이 보상으로 주어지는 시간을 모두 채우게 되고, 자, 마지막으로 인사다. 퇴근을 위해 가방을 챙기고 일어나려 하자 눈치를 챈 하마미치 상이 말을 걸어 온다. "오늘로 끝이군요?" 재미있는 분이었는데 아쉽다. 휴대폰에 있는 아들분 사진을 보여주면서 "귀엽지요?"라고 물어봤을떄 더 큰 리액션으로 긍정해주는건데.. 일본어가 서툴다보니; 급한대로 전 회사에서 쓰던 명함에 이메일만 수정해서 하나씩 드렸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말 감사했다. 약간 울먹이기도 한 것 같다[기분탓인가]. 야바시상은 일본인의 친절이 뭔지 가르쳐주었다. 미야비상은 맥도널드 맥너겟을 사줬다. 타카하시 매니져, 농담이 능숙해서 틈날때마다 긴장을 풀어주었다. 하마미치상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세심한 배려를 해준다. 오카다상은 뭐든지 물어보라는 고마운 말을 처음해주었다. 아오키 사장님에게는 건강보조식품을 받았다. 아참, 마츠야 식사 무료 쿠폰도 얻었다. 하기와라상에게는 쉐이크를 얻어먹었다. 근데 왜 쉐이크를 시켰는데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나왔는지; 다카하시 디자이너와는 게임 이야기로 잡담. 시간 정말 잘 때웠다. 오니마루상은 왠지 한국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어보였다. 한국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자랑하시던데. 아무튼 8층 건물의 사무실에서 모두들 다 같이 내려와 안보일때까지 배웅해 준 것. 정말 이 자리를 빌어서 혼또니- 아리가또 -ㅅ-

 

 아무튼 다소 감상에 젖어 있을 시간이 없었다. 매우 바쁜, 또 확실하지 않은 계획을 세워놨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기 위해서 바삐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짐 정리를 하고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저녁을 때우고 만반의 준비를 갖춘채 집을 떠나왔다. 제대로 청소를 못해서 어글리 코리안이라고 욕먹을까봐 다소 걱정. 게다가 식객은 몰래 숨어들어 살았다. 뭐, 그래도 비싼 숙박비 5주나 내줬는데, 그 정도는 부탁해요!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가는 가장 싼 방법은 단연코 야간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즉, 밤 11시경에 도쿄, 혹은 오사카에서 출발하여 아침 7시경에 반대편의 도시에 도착하는 것이다. 약 8시간 정도 소요. JR에서 운영하는 것도 있고, 그 밖의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것도 있는데 비수기 주말이 아니고 45인승 화장실이 없는 버스라면 3700엔짜리도 본 것 같다. 보통 4000엔대 초반이면 주말, 성수기, 45인승버스를 탈 수 있다. JR버스를 미리 전철역에 있는 "미도리의 뭐시기"에서 예약하는 것이 좋지만 나는 이미 모두 매진된 상태였기 때문에 라쿠텐 사이트에서 4600엔정도하는 사기업의 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뭐, 나다니면서 예약하는 것 보다 카드 결제도 되고 편하기도 하니 귀차니스트들에게는 이 방법도 OK. 배낭여행객들에게도 이 방법은 인기인데 일단 하루 숙박을 버스에서 해결하니, 돈도 절약, 시간도 절약.

 

 보통 이러한 버스들은 도쿄디즈니랜드 근처에서 출발, 도쿄역에서 한번 태우고,  신주쿠에서 마지막으로 정차하고 오사카로 출발하는 노선이 일반적이다. 나는 신주쿠에서 타기로 예약. 11시까지 신주쿠역으로 잡혀있었고, 혼잡을 고려해 30분 전에 나오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아무튼 스가모에서 갈아타고 이케부쿠로, 신오쿠보를 거쳐 신주쿠에 도착. 어떻게 될지 몰라서 바삐 서둘러 걸었다. 하지만, 마지막 도쿄의 모습은 신중하게 발과 귀와 눈으로 느끼면서 말이다.

 

도쿄 도청사. 올라가보진 않았다. 너도 이제 안녕이구나. 바삐 걸으면서 찍어서 흔들렸다.

 

  승차하기로 한 장소에 가보니 사람들로 넘쳐나는 풍경이었다. 버스도 정차할 자리를 못 찾아서 빙빙 돌고 있었고, 사람들도 앉을 자리가 없어서 서있고, 늦게온 사람들은 빨리 예약확인을 하려고 아수라장이고. 왠일로 젊은이들만 이용할 것 같은 이런 버스를 나이가 꽤 드신 분들도 많이 이용하더라. 아무튼 길게 서있는 줄이 여러개인 관계로 통솔하는 스테프 같아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오사카행은 어딘가요?" "네? 어디요?" "오사카요" "어디요?" "오사카" "아~ 오사카! 아직 버스가 안왔어요. 오면 번호를 부를테니까 앉아있으세요" 내 발음이 이상한건지. 주위가 시끄러워서 못알아들은건지. 아무튼 바삐 짐을 매고 걸어와서 힘든 다리를 쉬면서 앉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야간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돈을 좀 더 내면 저 뒤의 2층 버스도 탈 수 있다.

 

 

 결국 예정시간을 30분이나 넘긴 11시 30분이 되서야 스테프들이 "오사카방면 버스타실 분 모이세요!" 라고 외치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얼른 짐을 꾸려서 모이니, 근처에 버스를 댈 수 없어서 좀 멀리 주차해놨단다. 캐리어를 질질 끌고 길은 건너 따라가니, 뭐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보이는 45인승 버스. 눈물겨운 절약정신으로 젤 싸구려 버스를 예약했으니 불평할 수는 없다. 자. 짐을 버스기사에게 건네자. "어디까지 가시나요?" 오사카행도 중간에 몇군데 정차하기 때문에 일찍 내리는 사람 짐을 바깥쪽에 두어야 나중에 편하다. "도-부쯔엔.." "동물원 앞 역이군요?" 이 아저씨는 잘 알아듣는다. 버스를 타면 입구에 예약자 이름과 좌석배치도가 붙어있다. 내 이름을 찾았다.. "류 휘?" 한자 폰트가 없는 듯; 물음표로 표시되어있구나;

 

 사실 방금 전에는 스테프한테 예약자 명단을 확인받는 과정이 있는데, "예약 확인하려는데요" "어디 행 버스세요?" "오사카요" 하면서 영수증을 건내줬더니, 예약번호를 가지고 예약자 명단에서 찾아 이름을 읽어주려고 하는거다. "야나기..." 막 못읽고 있길래. "아, 한국 사람이라 읽는 방법이 달라요." "아~" 그러더니 그 다음부터 영어로 말한다. 과잉친절이다. "일본어로 하세요. 듣는거는 할 수 있어요. - ㅅ-" 여행을 통틀어서 이런 비슷한 경우가 3번이다. 대한항공에서 한번. 환전소에서 한번. 그리고 이번.

 

우리나라 버스와 다르지 않다. 단 문이 왼쪽이라는 것만 뺴면 말이다.

 

 버스에 올라타자 이미 도쿄역, 디즈니랜드 등에서 타고 온 사람들로 거의 차 있었다. 우리자리 뒤쪽으로는 학교 동아리에서 단체로 오사카로 놀러가는 듯 했고. 우리 앞자리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앉아있었다. "좋구나~ 어린 나이에 둘이 여행도 가고~" 대부분 사람들은 잘 준비를 완벽하게 해온 듯. 음료수와 담요를 챙기고 자는 모습도 곳곳에 보였다. 버스를 우리가 타고도 한참이 지나서인 12시가 다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버스 운전은 기사 2명이 타서 교대로 하는데 대략 2시간마다 교체하고 쉴때는 뒤의 시트에 가서 수면을 취한다.

 

도쿄를 떠나기 직전. 신주쿠.  "안녕~ 언제 또 다시 볼지 모르겠구나."

 

 버스는 복잡한 도심을 돌고돌아, 고속도로로 접어 들었다. 5주간 살았던 도시를 떠나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아쉽다. 왠지 못가본 곳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요요기 공원도 못가봤고, 신오오쿠보도 못가봤다. 뭐, 일본은 지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가까운 곳이니 언젠가 또 좋은 기회가 있겠지. 일단 오사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 생각하자! "안녕 도쿄. 언제 꼭 다시 보자!"

 사실 버스는 거의 고속도로만을 달리게 되는데 따라서 수면을 취하기에는 매우 좋다. 커튼을 쳐서 밖의 빛을 차단하고 누우면 일정한 속도로 커브도 없이 달려주기 때문에 정말 잘 자는 사람이라면 8시간동안 내리 잘 수도 있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들르는 휴게소 조차 한국인에게는 신기한 관광지가 된다. 무엇을 팔고 있는지.. 심지어 화장실은 어떻게 생겼는지. 푹 잘 수는 없고 잠깐 잠깐 눈을 붙이면서 최대한 잠들지 않도록 했다. (사실 불편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 중간에 휴게소에는 2번 들르는데. 거의 2시간 30분 간격이다. 회사의 하마미치 상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일본의 중앙고속도로에서 휴게소에 들른적은 있지만 차에서 내리진 않았기 떄문에 일본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사실 이번이 처음. 몇달전에 본 "오늘의 사건사고" 라는 영화에서 인상적인 고속도로 휴게소 씬이 있었기 때문에 생각하면서 둘러보니 재미있었다.

 

 아. 문득 하마미치 상이랑 중앙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했던 대화가 잠깐 생각난다.

"일본 음악 좋아하세요?"

"네, 가끔 들어요."

"주로 무슨 가수를 듣는데요?"

"하마사키 아유미나 스피츠! 한국에서 스피츠 공연도 간적 있어요. 스피츠 아세요?"

"네. 알죠."

이때 공교롭게 라디오에서 스피츠의 "마호-노 코토바" 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ㅎㅎ 서로 웃음.

"마츠토우야 유미라는 가수 아세요?"

"에.. 첨들어보는데요"

"유명한 가순데, 그 가수 히트곡 중에 '오른쪽에 경마장, 왼쪽에 맥주 공장' 이라는 가사가 있어요."

"아~ 네"

"그게 바로 여기죠."

하면서 하마미치 상이 가르친 오른쪽에 경마장. 왼쪽에 맥주공장이 정말 있었다! 왠지 평범한 장소도 기념할 만한 곳으로 바꾸는 문화 컨텐츠의 힘이랄까. 하하.

 

 아무튼,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사이 버스는 거대한 도시. 오사카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미 이때는 완벽하게 날이 밝은 상황. 우리가 내릴 곳은 여기 정류장에서도 가장 마지막인 "동물원 앞" 이었다. 하나 둘 씩 잠에 빠져있던 사람들이 졸린 눈을 비비면서 내리기 시작했고, 이방인인 우리는 내릴 정류장을 놓치지 않기위해서 기사 아저씨의 맨트를 영어듣기평가하듯이 맹렬하게 듣고 있었다. 사람들이 거의 모두 내리고 5명 남짓 남은 상황에서 드디어 우리가 내릴 곳. 기사아저씨 수고하셨습니다! 매일 왕복하시려면 힘드시겠어요. 아무리 교대라지만!

 

 오사카에 내린 첫 소감은?

더워.

냄새나.

 

 

토요일의 아침 일찍은 조용하다. 덩그러니 버려진 우리. 식객과 나.

 

 

 살인적인 더위다. 도쿄에서 회사 사람들에게 오사카에 놀러간다고 하니. 몇가지를 조심하라고 일러주더라. 하나가 바로 더위. 그리고 두번째가 오사카 사람들. 일단 더위는 내리자마자 맛봤다. 과연 사람들도 무서울까? 앞으로 3일간 체험하겠지. 예약되어있는 숙소는 이 곳에서 한정거장 거리. 역시 캐리어를 이끌고 정처없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침의 더위도 만만치 않구나 생각하면서..

 

[2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6/12/16 00:10 2006/12/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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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요코하마 편 [3]

 땀흘리며 열심히 올라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사실 얼마 올라가지도 않아 정상이라는 표시가 나오는 바람에 그런 고통도 별로 계속 되지는 않았다. '항구가 보이는 언덕' 이라면 깎아지는 절벽과 그 배경으로 펼쳐지는 절경들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 스코틀랜드의 해안이나 쉬리에서의 제주도의 절경은 접어두고라도, 센프란시스코나 시드니처럼 항구로 유명한 도시의 경치 만큼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올라가보니 말그대로 항구가 있을 뿐. 저 멀리로 보이는 베이 브릿지라는 유명한 다리만 있을 뿐 영 볼 것이 없는 상황. 오히려 랜드마크 타워의 전망대나 대관람차에서 보는 경치가 수십배 멋지겠다.

 

날씨마저 우중충해서 멀리 보이지도 않는다.

 

 요코하마가 원래 산업도시로 발전해서 그런지, 요즘 개발된 미나토미라이 지구 외의 항구 부분은 이러한 공장과 컨테이너 박스들을 수출하기 위한 부두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이 '항구가 보이는 언덕' 오른쪽으로는 끝도 없는 이런 부두들이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언덕에 올라온 것은 단지 이 광경만을 보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 언덕에는 과거 개화기 시절에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았던 외국인들이 지은 건축물과 그들이 남긴 흔적, 그리고 그들의 묘지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국적인 모습을 찾아서 이 곳 까지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은 국제 불꽃 놀이 축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그들이 이 언덕까지 올라와서 불꽃놀이를 볼 것을 걱정한 나머지 많은 건물들이 개방을 안한 것. 즉, 언덕위에서 불꽃놀이가 잘 보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건물들은 모두 폐쇄를 했더라.

 

전형적인 서양식 정원이다.

 

 아쉬운대로 그나마 개방 한 것들만 모두 둘러보기로 하고, 건물들은 둘째치고라도 서양식 정원을 쭉 둘러보기로 했다. 지그재그로 꽤나 멋을 부린 정원. 이러한 서양식 건물들의 대다수는 단지 전시용으로 내버려둔 것이 아니라 보수를 거듭해 실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으로 만들어서 주거지로 활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중의 몇몇, 대사관이라던가 공공기관으로 활용되던 것들은 정부에서 관광객들을 위해 개방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좋은 점은 이러한 건물들이 모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인데 자유롭게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보거나 창밖을 내다보거나 나무계단을 올라가보거나 하는 일이 가능했다. 나도 들어가서 유일하게 셀프사진을 찍고 놀고 한 곳이 이러한 집들. 아주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들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적당히 손대고 만지면서 놀 수 있었다;

 

옛 집주인들의 무덤.

 

 우리나라의 무덤은 봉분이 있고, 상석이 있고 좌우로 커다란 날개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있고 꽤나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기 마련인데, 서양이나 일본식의 무덤은 딱 사람하나 누울만한 공간에 직사각형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오밀조밀하게 만들어져 있다. 또 거주지와 그리 거리를 두지 않아서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조그만 공원묘지가 조성되어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야마노테센을 타고 돌다가 철로 옆으로 조성된 묘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서양과 일본이 비슷하고 우리나라가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하겠다. 유교 문화권의 특징인 것인가. 위 사진은 서양식 집 근처에서 볼 수 있는 그들의 무덤이다. 항구에 배가 떠나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기위해 높은 곳에 집을 짓고 산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 곳에서 죽어서 타향에 묻힌 것이다. 무덤의 규모로 미루어 보건데 상당 수의 외국인 들이 이 곳에 살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마침 공원묘지가 폐장할 시간이어서 오래 들어가 있지는 못하고 바로 나와야 했다.

 

지진으로 무너진 집터.

 

 근세에 들어서 최대 규모라는 관동 대지진은 이 곳까지 영향을 끼쳐 쑥대밭을 만들어 놨나보다. 다수의 집들이 파괴되었는데 대부분 복구되었으나 위의 집은 주인의 사망으로 복구되지 못하고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고 한다. 세월의 풍파로 무너진 부분도 있겠으나, 지진이 얼마나 심했으면 기초만 남기고 집이 저 모양이 되었을까 -ㅅ-; 일본만큼 지진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 민족도 없을 것 같다. '일본 침몰' 같은 영화가 그러한 내제된 두려움을 건드려서 흥행하고 원작 소설도 꾸준히 인기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야 지진을 실제 체험할 기회가 별로 없지만, 일본은 툭하면 약한 지진던 발생해서 TV를 보다보면 어느 지방 지진 발생 같은 긴급 메시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있었던 5주간은 별다른 지진은 없었던 듯. 묘한 아쉬움이랄까; 다행스러운 일인건가.

 

위의 정원과 묘하게 비슷하다.

 

 가운데로 물이 흐르고, 양 옆으로 길이 있고. 비슷한 구성의 정원 모양이 수도없이 발견되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다. 저 위의 건물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것 처럼 보여서 뭘까하고 올라가봤더니, 실외 수영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날도 더운데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서 정말 수영복을 구입해서라도 수영을 해볼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주말에 여름인데도 수영장에는 어린아이들 몇몇만 놀고 있을 뿐 사람이 전혀 없었는데. 원래 한산한 것인지 오늘이 불꽃놀이 축제라 다 그걸 보러 갔는지 알 수 없지만 정말 평소에도 이런 모습이라면 부럽다 -ㅅ- 꽤 괜찮은 시설과 규모의 수영장이 이렇게 여유 있다니. 일본이 인구가 많지만, 그 만큼 꾸준하게 발전시켜온 문화 시설 같은 것은 정말 부러운 일이다. 오사카에서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일주일을 머물면서 다양한 레파토리를 연주할 계획이라는 것을 듣고 눈물나게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달랑 한번 연주. 그것도 음향효과라고는 전혀 고려될 수도 없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모아놓고 왠 클래식 소품만 연주하다가 가버리니 말이다. 그것도 엄청난 가격에.

 

작은 유럽을 벗어나면 작은 중국이 기다린다.

 

 건물과 묘지, 정원들이 다소 지겨워질 무렵해서 언덕을 내려오면 바로 아래는 중화거리. 차이나타운이다. 화교의 손길은 항구도시라면 어디를 막론하고 뻗어있는데 이 곳도 마찬가지. 각종 만두를 파는 상점과 중국 음식점. 중국 의상 가게. 중국의 절. 작은 중국이다. 꽤 다양한 물품들을 말고 있어서 구경거리도 꽤 있다. 우리나라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왠지 짜장면과 탕수육을 팔기 위한 거리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이 곳도 뭔가 팔고 있는 것은 같지만 살만한 것들이 꽤 보였다. 우리나라 양반김 같은 것도 잔뜩 가져다 놓고 팔던데.. 그걸 왜 차이나타운에서; 지나다니다 보면 몇몇 가게 앞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뭔가 사 먹는 모습이 눈에 띤다. 돈에 여유가 있다면 먹었을 만큼 맛있어 보이던데.. 아쉽다. 뭐, 나중에 미국에서 중식을 못먹은 아쉬움을 채웠지만 말이다. 결국 나는 맥도널드에서 빅맥으로 늦은 점심을 때워야 했다. 맥도널드도 아수라장이던데 이렇게 사람 많은 맥도널드는 평생 못볼 거라고 생각한 기억이 있다. 줄 서있으면 주문 받는 사람이 와서 물어보고 나중에 카운터에서 번호를 불러서 찾아가는 변칙 시스템으로 팔더라. 일본에서 셋트메뉴를 시켰다면 꼭 한마디 해주자. "캐찹도 주세요." 안그러면 얘네는 안넣어준다.

 

이제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햄버거로 주린배를 달래고 시간을 보니 5시는 넘었고, 하지만 아직까지 불꽃놀이까지는 꽤나 시간이 남아있어서 그 시간은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활용해보기로 했다. 일단 아까의 야마시타 공원으로 가서 자리를 찾아봤으나.. 이건 뭐; 입장이 불가능한 상황. 입구에서 기가 질려서 포기하고 미나토미라이 지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많은 구역이 이미 입장이 통제된 상황. 얘네는 이런 다수의 인파를 한두번 통솔해 본것이 아닌듯, 사람이 많이 몰리는 구역을 잘 알고 있고, 어떤 길을 통제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다소 불편했지만 확실히 교통의 흐름은 막히지 않고 있는 상황. 결국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서야 적당한 자리를 차지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선택한 곳은 신호등 컨트롤러 위. 이미 사람들로 앞이 가득차 있는 상황에서 돗자리도 없고, 높은 곳에서 봐야겠고 해서 애라 모르겠다 하고 소화전같이 생긴 그녀석 위에 올라가서 봤다. 뭐, 꽤나 편한한 자리였다. 왠 흑인들이 돌아다니면서 돗자리 2000엔씩에 팔고 있던데 그런거 사서 땅바닥에 앉느니, 옷이 좀 더러워져도 높은 곳이 훨 낫지.

 

요코하마의 불꽃놀이는 예전에 올린 포스트에서 미약하나마 볼 수 있다.

http://www.linus.pe.kr/home/tt/entry/요코하마-불꽃놀이-2006-영상

 

 불꽃놀이를 보면 늘 걱정되는 것이 "피날래를 볼 것이냐 말 것이냐." 불꽃놀이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지만 피날레를 보면 한꺼번에 몰리는 사람들 때문에 역까지 걸어가기도 힘들어질테고, 안보고 미리 가자니 아쉽고.. 요코하마 때에는 끝까지 보는 것을 택했다. 오사카에서는 중간에 빠져나왔지만. 다행히 경찰관들이 아주 잘 통제를 해줘서 역까지는 별 무리 없이 갈 수 있었다. 역까지의 길 중간에 경찰들을 배치하고 커다란 판의 앞뒷면에 "멈추세요/걸어가세요"를 각각 적어서 호루라기 신호에 맞춰서 뒤집으면서 사람들의 흐름을 통제하고 있었다. 역시 굳 아이디어. 역에서 집까지 가는 전철이 그야말로 초만원이어서 불쌍한 모습으로 왔지만 뭐 그래도 불꽃놀이를 본 다음의 마음은 기쁨으로 들떠 있는 것이다.

 

 일요일은 조심스러웠던 것이 다음날 바로 출근을 해야 하는데 혹시나 지각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일찍 귀가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만약, 그러한 제한만 없었다면 야경을 충분히 구경하고 싶었을 만큼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도시고, 매력적인 도시였다. "일본은 이제 당분간 가고 싶지 않아." 하고 비행기를 타고 떠나올때 생각했지만 요코하마를 생각하면 미련이 남는다.

 

- Finish -

Posted by Hwijung

2006/12/10 01:41 2006/12/10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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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요코하마 편 [2]

 미나토미라이지구를 벗어나 야마시타 공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규모의 재개발 사업으로 생긴 신도시에 이름을 붙인것 인지, 미나토미라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도 특이했다. 쓰기야 히라가나로 '미나토미라이' 지만 항구의 미래라는 뜻을 붙인걸까? 라고 생각이 든다. 새로 건설된 지구인 만큼 건물들도 매우 현대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데, 뭐 그 대표격인 랜드마크타워를 제외하고라도 볼만한 건물들이 꽤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다와 바로 붙어있는 5성급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호텔로 배의 돛 모양을 형상화 했다고 한다. 마치 바다로 출항하기 위해 정박해 있는 배를 연상시키는 이 모습은 미나토미라이의 중심가에서 야마시타 공원으로 걸어가는 도중 왼쪽으로 볼 수 있었다. 가장 나쁜 방의 1인 숙박 비용은 26000엔. 우리돈으로 20만원이 조금 넘겠다.

 

야경이 정말 멋질 것 같다.

 

 요코하마는 항구 도시 답게 해안을 따라 걸으면 정박되어있는 배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는데 미나토미라이 지구에서 멀어질 수록 거대한 트레일러선이라던가 산업과 관련된 배들이 정박 되어있는 항구고 가까울 수록 여객선과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위한 범선(?) 들이 정박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압권은 ASUKA2라는 초호화 여객선. 세계 일주 여행을 돌아다니는 여객선이기 때문에 자주 볼수는 없지만 오늘은 불꽃놀이 축제가 벌어지는 날이므로 특별히 이곳에 정박해 있다고 한다. 사진에서 앞을 지나가는 일반적인 수상버스와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세계일주를 위해서 가장 싼 객실에 투숙하기 위한 가격은 약 4000만원. - ㅅ-

 

80일동안 세계일주를 할 수 있다!

 

 이 거대한 유람선의 뒤쪽으로는 요코하마 국제 여객선 터미널이 위치해 있다. 1편에서 언급한 '단하나의 사랑'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매번 만나는 장소가 바로 이 여객선 터미널의 위. 입구부터 바닥이 온통 나무판으로 되어있어 마치 배 갑판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직접 걸을때는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생긴것도 그렇고 멋지게 건축된, 컨셉을 잘 잡은 건축물이 아닐까 하는데.. 당시 그런 생각을 못한 것은 아마 엄청난 더위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일본 사람이 설계한 것은 아니고 외국인이 설계했단다.] 이 터미널에는 아마 한국까지 가는 배가 있지 않을까? 해서 그때 찾아본 건 아니고 지금 이 포스트를 쓰면서 인터넷을 찾아봤는데, 승객 수송 용도로 쓰이는 터미널이 아니고 오직 관광객들을 위해서 크루즈 전용 터미널 정도로 쓰이고 있는 것 같다.

참고로 이 터미널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는 웹 카메라 - http://222.230.46.134/CgiStart?page=Single&page=Single&language=1

 

옆의 돗자리 깐 사람들은 불꽃놀이를 위해 미리 자리를 잡고 있는 관광객.

 

 이 터미널은 바다위로 돌출 된 형태고, 돌출되어 나온 부분. 즉 육지 쪽에는 아카렌보쇼코. 빨간 벽돌 창고라는 유명한 건물들이 있다. 사실, 요코하마에는 유명한 서양식의 건물들이 너무 많다; 옛날 일본이 처음 서구 문물에 대해 개항한 도시가 바로 이 요코하마라서 그 당시 서양인들이 지었던 건축물들이 꽤나 많이 남아있는 것이다. 사실 개항'한'이 아니라 개항'된'이 더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덕분에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해 나갈 수 있었고 길게 보면 오늘날까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초일 것이다. 이 빨간벽돌창고는 역시 상점가로 탈바꿈 했는데 오늘 국제 불꽃놀이 축제를 맞아 길에 나와서까지 시원한 맥주와 아이스크림등을 팔고 있었다. 사실 여기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호객 판매 행위로 들썩였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들은 '...와이카가데스까?' (..는 어떠세요?) 라는 말만 족히 수백차례.

저 뒤로 아카렌보쇼코 가 보인다.

 

 위의 사진에서 저 바닥의 사람들은 뭘까? 짐작할 수 있겠지만 바로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미리 낮부터 돗자리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불꽃놀이 축제 진행에 대해서 조사해 봤는데, "낮 12시 전에 설치된 돗자리, 테이프는 수거됩니다." 라고 써 있어서. "돗자리는 알겠는데 테이프는 어쩌란 말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테이프로 저렇게 바닥에 영역표시를 해놓는거구나; 깨달을 수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엄청난 인파. 하지만 오후가 되서 본 광경에 비하면 이는 은하계을 떠다니는 혜성 수준이다. 일본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충고해주고 싶은 말은

1. 돗자리와 테이프를 준비할 것. 

2. 일찍 갈 것. 7시에 시작한다면 적어도 2시 전에는 가야 볼만한 자리를 맡을 수 있다.

3. 화장실은 미리 갈 것. 중간에 빠져나갈 수가 없다.

4. 충분한 간식을 미리 준비 할 것. 폭리가 너무 심하다. 맥주가 최고!

5. 목숨 걸고 포가 터지는 가까운 자리로 갈 것. 감동이 백만배! 그렇다고 바로 아래면 목 아프다.

 

요코하마 국제 여객선 터미널에서 나오다가 찍은 미나토미라이 지구.

 

 

  위의 사진 왼쪽에 보이는 랜드마크 타워 밑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인터 컨티넨탈호텔까지 걸어간 후 다시 이 곳까지 걸어온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의외로 교통비 지출이 커서 예상외로 돈을 많이 소비한데다가 예정에 없는 인턴쉽 후 간사이지방 여행까지 계획하고 있어서 이때는 정말 심하다 싶을정도로 돈을 아꼈다. 첫주에 치바까지 출장을 갔다왔는데 회사 경비 처리를 안해주는 것 아닌가! 교통비만 3만원가까이;; 아침을 집에서 든든히 먹고 나와서 맥도널드에서 빅맥하나 사먹고 자판기에서 130엔짜리 음료수 하나 사먹고 돌아다닌 이 날은 정말 초인적인 힘으로 걸어다녔다고 할 수 있다. 코카콜라 대신 펩시 콜라 먹고, 아쿠아리스만 먹고, 맨날 끼니는 컵라면에 야마자키 빵만 먹고, 과일은 바나나밖에 못먹고...  여행은 역시 젊을때 해야 정말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 나이 먹으면 깃발 관광 밖에 못할 것 같다. 재미있는 건 일본애들도 하토-칸코-라고 해서 직역하면 깃발관광이라는 말을 똑같은 의미로 쓰더라. ㅎㅎ

 

드디어 도착한 야마시타 공원은 이런 모습?

 도착이다. 야마시타 공원. 뒤에 랜드마크 타워와 정박해 있는 아스카2호가 보이는 걸로 봐서 거리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깝다. 하지만 공원의 상황은 보다시피 였는데, 말 그대로 사람들로 넘쳐나는 인산인해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어서 지나갈 수 있는 길은 경찰관들이 대피로로 만들어 놓은 비상 통로 뿐이었고 공원을 구석구석 본다는 것도 불가능 한 상황. 불꽃놀이 행사가 펼쳐지는 곳이 정확이 야마시타 공원 앞 해상. 이라고 하니까 아마 여기가 불꽃놀이를 보기에는 제일 좋은 장소가 아닐까. 매년 있는 행사니까 구경나온 시민들도 어디서 보는게 가장 좋은지 알고 있을 것. 바로 이 곳이 그곳이다. 왔다갔다 하면서 한국에서 오신 분들도 볼 수 있었는데, 무슨 한국 회사에서 단체로 오셨는지, 과장님, 부장님 이러면서 바닥에 테이프를 붙이고 계셨다.

 야마시타 공원에서 꼭 봐야할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물의 여신 조각상"이 그것이다. 20세기 초에 요코하마는 미국의 샌디에고 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는 데,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샌디에고에서 똑같이 생긴 여신상을 2개 만들어서 하나를 요코하마시에 기증했다고 한다. 바로 이 곳 야마시타 공원에 전시되어 있는데 정확히 한달 후에 샌디에고에 갈 예정이었으므로 여기서 그것을 보고, 샌디에고에서 그 것을 보면 백여년만에 해어진 자매가 내 카메라 랜즈를 통해 만난다고나 할까? 같은 동화적인 상상을 하면서 여신상을 찾아 해매다가 발견!

 

샌디에고에도 똑같은게 있다.

 

 야마시타(山下)공원은 말 그대로 산 아래 있는 공원인데 그 산이란 녀석은 내가 걸어온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있다. 단순히 산이라고 이름 붙이기 보다는 '항구가 보이는 언덕'이라는 이름을 붙여 놨는데, 사실 산이라 부르기에도 조금 낮은 지형이긴 하다. 야마시타 공원에서 불꽃놀이를 보기로 결심하고 아직 저녁까지는 시간이 꽤나 많이 남았으므로 언덕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중화거리, 차이나 타운을 둘러보고 오기로 했다. 사람으로 북적대는 야마시타 공원을 빠져나가는 것도 고역이었다. 아, 언덕에 올라가기 전 바로 밑에는 인형 박물관이 있었는데, 딱히 들어가서 보지는 않고 그냥 지나쳐 갔다. 인형을 보고 귀여워해줄 분들은 들러볼 것.

 

이 분은 컨테이너 사이로 불꽃놀이를 보기로 결심하셨다.

 

 걸어서 언덕을 올라가는 길은 꽤나 힘들지만, 막상 올라가보면 그 값어치는 하는 것 같다. 뭐, 별수 있나 차도 없고 돈도 없는 뚜벅이 여행객에게는 대안이 없는 것이다. 자판기에서 생수 한통을 뽑아 차고 등산을 시작했다.

(쓰다보니 길어지네, 3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6/12/09 22:14 2006/12/0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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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체류기 - 요코하마 편 [1]

일본에 다녀온지도 벌써 4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기억이 가물해졌을 무렵 문득 이 카테고리를 보고 더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더 상세히 써놓지 않으면 잃어버릴 추억들이 많은 것을 꺠달았다. 그 뿐 아니라, Windows live writer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도 써보고 싶어졌고, Tistory 쪽의 무제한 이미지 업로드를 이용 하면 고용량의 이미지도 걱정없이 업로드하고 링크 시킬 수도 있을 것 같고 해서 한번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하려고 한다. 아무튼 시작. 

요코하마는 도쿄의 남서쪽(?)에 있는 항구도시다. 시부야 역에서 미나토미라이선으로 약 30분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다가 이국적인 풍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 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 기왕 도쿄에 왔으면 꼭 들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짧은 여행이라면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3박 4일 이상 도쿄에서 머무를 것이라면 반드시 찾아 가보기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도쿄보다 볼 거리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시부야에서 미나토미라이선을 타려는 모습. 급행을 타야 빨리간다.. 당연하다


내가 출발한 날은 주말이기도 했지만, 요코하마에서 국제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는 날. 회사 사람들에게 불꽃놀이 구경을 간다고 말했더니 "가면 팽귄이 걷는 것처럼 걸어다닐껄 모두." 라는 소리를 들어서 사람이 많을 것은 예상했지만, 정말 전철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일본에서 근교로 나가는 전철을 타보면 인상적인 것이 끝없이 펼쳐지는 나지막한 건물들의 바다이다. 북쪽으로 닛코. 서쪽으로 다치카와, 북동쪽으로 치바까지. 어느 쪽으로든 조금만 벗어나면 넓디넓은 주택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남서쪽 요코하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살인적인 땅값으로 도쿄 23구 안의 집값 부담이 큰 것인지, 철저하게 도심, 부도심과 거주지 간의 구분이 확실 한 것인지 조금 가까운 외곽의 풍경은 이러한 거주지로 모두 매꾸어져 있는 상태다. 반면 주말의 도심 오피스들의 밀집 지역은 유령도시만큼이나 한산해지는데, 역시 회사 분의 표현을 빌자면 "왕복 6차선 도로 한가운데서 낮잠을 자도 안전할 만큼" 이란다.

요코하마역에서 한정거장을 갈아탄 사쿠라기쵸 역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왠 경찰관들이 확성기에 대고 뭔가를 외치고 있었는데 들어보니 오늘 저녁 불꽃놀이 축제로 혼잡이 예상되니까 미리 돌아가는 기차표를 사놓으라는 것이었다. 아하~ 이 사람들 한두번 이런 축제를 관리해본 것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람들도 그에 호응해서 미리미리 매표기 앞에 줄을 서서 표를 구입해 놓는 센스. 나도 역시 동참. 미리 시부야까지의 표를 구입해 놓았다. 항구 도시 특유의 바람냄새를 맡으며 역 앞으로 나가니 탁 트인 광장. 뒤를 돌아 일단 역을 한 컷.


사쿠라기쵸역. 오늘 여행의 출발지. 밤에 돌아오는 길은 이 광장이 온통 사람으로 가득.


역을 나서면, 어디로 갈까 정하기 위해 고민하기 위해 망설일 필요가 별로 없는데, 왜냐하면 왼쪽으로 위치한 건물이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가 바로 이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건물로 또 매우 빠른 시간안에 건축 되었다는데, 아주 단단해보이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마침 일본에 있을 떄 TV에서 이 건축물이 어떻게 건설 되었는 지에 대한 짧막한 소개 영상이 나온적이 있어서 외관은 익숙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실제로 보니.. 크긴 크네 -_-; 역 광장에서 부터 랜드마크 타워까지는 거의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어있어 아주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데 오늘 하루 요코하마의 모든 곳을 걸어다니면서 보겠다는 사람은 이 에스컬레이터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아무리 다리에 자신이 있어도 나중의 언덕지형을 생각하면 미리 힘빼지는 말자.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 단단해보인다. 9/11을 염두했을까..























































편하게 문명의 이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다보면 오른쪽으로 볼거리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커다란 범선. 물론 모형은 아닐 것이고 과거에는 태평양을 누비던 선박이 지금은 기름을 태우는 선박과의 경쟁에 밀려서 퇴역.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은 동양에서 가장 먼저 개방된 나라답게 선박 제조 기술도 일찍 발달 했는데, 그 노하우로 2차 세계대전 때 항공 모함도 만들고 그랬을 것이다. 임진왜란때야 우리가 앞서 있었지만, 그 후 수백년간 우리는 아무것도 안한 것이다. 이공계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ㅅ-


지금은 관광객들이 올라가 보는 명소 중 하나


우리나라 조선업계도 일본을 뛰어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배를 만들어 내고 있다던데, 그런 것을 보면 배우는 것이나 응용력이나 그런 것은 정말 무시무시 한 듯. 뭐 그쪽은 잘 모르는 이야기이니 관두고 아무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편하게 모셔가지게되는 곳은 랜드마크 타워의 밑바닥. 전망대로 올라가는 급행 엘리베이터 앞 되겠다. 즉. 역에서 랜드마크 타워 전망대까지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로 모셔다 드리겠다는 말. 단 돈만 내시라 되겠다. 사실 이 전에 도쿄에 있는 롯뽄기 모리타워에 1000엔이나 주고 올라갔던지라. 또 고층 빌딩을 돈 내고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던데다가, 지금은 낮 아닌가; 이런 곳은 야경보러 올라가는 곳이지 낮에 올라가는 곳은 아니라 생각해서 단념. 사실; 쓸 돈도 없었다. [참고로 이날 하루종일 1500엔쓰고 돌아다님;]


전망대 라고 한글로 써있다.


아무튼 이 거대한 69F 건물의 뒤쪽으로는 거대한 쇼핑 공간이 위치해 있다. 돈이 많은 나라 답게 많이 쓰면서 사는 일본의 모습. 쇼핑 센터만큼은 정말 어마 어마하게 많고 붐빈다. 여성 분들이 일본가면 기뻐할 것이 쇼핑할 곳이 많다 -ㅅ-; 퀸즈 스퀘어라고 불리는 이 곳. [오직하면 QUEEN이겠나;] 을 비롯해서 오다이바의 비너스포트나 긴자의 백화점들, 그리고 오모테산도의 명품거리들을 둘러보면 정말 명품이나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오면 눈이 휘둥그래져서 뭔가 사지않고는 못배기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러한 상품의 다양성이라던가 시장의 거대함은 패션 명품 등의 여성을 타켓으로 한 것 뿐 아니라 다양하게 발달했는데, 자동차, 음반 등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일본 사람들이었다. 경제력이 크다는 것이 실제 사람들한테는 이러한 차이를 느끼게 하는 것 이구나 싶었다.


위의 전망대를 지나서 건물안으로 들어가면 높은 건물들이 끝없이 붙어있는 형태가 나오고 이 건물은 바다와 붙어있는 유명한 힐튼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호텔까지 이어진다. [힐튼이 맞나?] 많은 사람들 속을 뚫고 시원한 건물안으로 입성. 여름이기 때문에 엄청 더웠는데, 건물안은 정말 시원하게 해 놓는다. 뭐, 이 나라에서 에너지 아낄 것이 무엇이겠나; 석유라도 많이 사와서 돈을 써야지. 자 이제 특이하게 생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한 컷 찍어줘야 겠다.


특이하게 에스컬레이터가 곡선으로 올라간다. 기하학 적으로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할까? 아라비아의 반달형의 칼과 칼집을 연상했다.

사진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흔들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사진을 너무 못 찍는데, 사진을 찍는 구도를 잘 못찾는 단점이 하나. 그리고 손각대가 시원찮은 단점이 하나. 다른 경우에는 못나온 사진을 봐도 일생에 얼마나 더 좋은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겠어. 하고 넘겨버렸는데, 일본에서 찍은 사진이 이렇게 엉망인것은 조금 아쉽다. 이게 다 티스토리의 무제한 이미지 업로드 덕분에 이렇게 블로그에도 올라오지 그마저 없었으면 평생 CD 속에서 빛도 못볼 사진이다;



















드디어 5층에 올라와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잘 해놨네. -ㅅ -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었다. 일본 체류기간 동안 이 곳은 한국에서 어떤 곳과 비슷한 걸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 딱히 1:1로 대응되는 곳은 별로 찾지 못했던 것 같다. 즉, 얼핏보면 비슷하지만, 따지고 보면 다르다. 분한 것은 일본이 더 잘해놓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도 요즘들어 다시 개발하고 근사하게 꾸미고, 그런쪽으로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조금 있으면 자랑할 만한 명소들도 생기겠지 뭐; 라는 생각이다.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것 같은 소규모 공연장이 많은 것은 조금 부러운 일인데, 이 곳 말고도 밖에 나가면 여러가지 다양한 공연, 아카펠라나, 댄스, 서커스? 들이 펼쳐지고 있어서 일요일을 맞아 놀러나온 시민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었다.












































자, 이제 바다쪽으로 가자. 라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건물 내부를 지나 걸어갔다. 딱히 정해진 길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고, 지도를 머리 속에 넣어 둔 후 일단 가서 보고 흥미가 가는 쪽을 찾아 다니면서 보기를 택했다. 여행의 중요한 원칙중의 하나. 가이드 북을 믿지 마라. 는 정말 절대 진리다 -ㅅ- 속아서 간 곳이 한두군데야지; 시간이 충분하다면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혼자 조사해서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것. 방금의 그 건물을 나서니 이상한 구조물 발견.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특이해보여서 한 컷.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형의 컨텐츠를 만들고 유형의 구조물을 만들어서 둘을 연관시킬 것. 즉, 겨울연가 라는 드라마를 만들고 드라마의 배경 춘천에 드라마와 연관된 각종 소품을 제작해 관광객을 끌어모을 것. 간단하다. 이러한 원칙을 일본은 잘 파악하고 있어서 드라마, 영화등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것도 그 중 하나 아닐까. 뭐, 자세히 뭔진 모르지만 말이다.


다람쥐용 롤러코스터.. 일리 없다


  이름하여, 퀸즈 스퀘어. 젊은 처자들이여 이 곳에 와서 질러라 라는 것이다; 요즘에 단 하나의 사랑 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조금 봤는데, 이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전체 드라마가 촬영되었고 따라서 눈에 익은 곳이 많이 나오는 바람에 꽤나 즐겁게 '앗 여기는!' 이러면서 봤었다. 아마 여기도 틀림없이 드라마에서 등장하지 않았을 까 하는데..

보통 여성분들한테 일본에서 어디가 제일 가서 즐거웠어요? 하면 나오는 답이 주로 '하라주쿠', '오다이바' 이런 곳이 아닐까. 그 말은 그런 곳이 여성 취향의 볼거리들을 가장 잘 갖추고 있어서 일 것이다. 여기도 마찬가지! 하지만, 나는 볼일이 없다 -ㅅ- 문화유적 탐방도 아니고 좀 아쉽지만, 도보로 요코하마를 다 돌아보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온 이상 이런데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어서 다시 바쁘게 걸어갔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 아쉬운 것이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가 좀 껄끄럽다는 점인데, 닛코의 카스테라, 오사카의 타코야키. 이런 건 상관없겠지만, 일본주를 맛보러 술집에 간다거나, 회전초밥을 혼자 먹으러 간다거나. 혼자는 할 수 없는[내 기준으로..] 것들이 있어서 좀 제한적; 사실 이 주위에 맛있어 보이는 식당들이 많아서 아쉬워서 그런다; 흑 ㅠ _ ㅠ


젊은 처자여. 이 곳에 천국이 있나니.


자, 유명한 것 나왔다. 대관람차. 일본 사람들은 대관람차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높이 올라가면 경치 좋겠다는 곳에는 다 만들어 두었다. 또 혼자 있기 뻘쭘해서 옆에 높이기구 두어게 첨부. 날이 흐려서 사진이 우중충하다. 나에게는 다행스런 이야기. 햇빛이 쨍쨍한 날에 이렇게 돌아다녔다가는 바다에라도 뛰어들었을지 모른다. 대관람차 가운데 시계는 아주 멀~리서도 보여서 집에 가는 길에도 참고가 되었다. 시계를 안가지고 나온날이었다는 말씀 공교롭게도; 아마 저 관람차를 타고 높이 올라가면 항구의 전경이 다 보일것 같은데.. 여기서 조금 더 걸어가면 야마시타 공원이 나오고 바로 그 앞바다에서 오늘의 불꽃놀이가 펼쳐질 예정. 저녁시간 전에는 한바퀴 돌아봐야한다.


30분은 못타고 있을 것 같다.


불꽃놀이는 일본인들도 정말 좋아하고 큰 의미를 두는 축제인데,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꼭 찾아가서 보려고 노력들을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온 이방인인 나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매력적. 사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불꽃 놀이를 본적이 없다고도 할 수 있어서 이렇게 일부러 날을 맞춰서 찾아 온 것이다. 나는 일본에서 2번 불꽃놀이를 보고 한번은 TV로 지켜봤는데, 정말 멋지다. 라는 말이 나오더라. 가기 전에는 '아 사람도 많고 더운데 가야되나' 였다가 보고 나서는 '역시 안오면 후회했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일본의 불꽃놀이. 요코하마와 오사카에서 한번씩 봤는데 요코하마가 프로그램은 더 좋았지만, 오사카에서 보는 자리를 더 잘 잡아서 오사카때가 더 감동이 컷다. 일본 사람들은 가족끼리 오는 경우, 친구들 끼리 오는 경우 이래저래 많지만 역시 가장 즐거운 경우는 연인끼리 오는 경우가 아닐까?  "작년의 불꽃놀이는 친구로서 봤는데 올해는 연인으로서 둘이 보게 되었어요" 라는 사연을 TV에서 읽어주던데, 그만큼 이벤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는 꼭 오고 싶어하는 축제.


유카타를 입고 아이스박스를 들고 연인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닐까.


2편에 계속

Posted by Hwijung

2006/12/09 02:01 2006/12/09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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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 도리이


도쿄 근교의 대표적인 여름 해변 휴양지 에노시마에 갔을 때의 사진!
에노시마에 들어서면 위의 도리이를 지나 쭉 올라가는 길이 나오고 그 끝에는 신사가 위치해 있다.
이 길은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경으로 많이 등장하는데 내가 갔을 때에는 드라마 '태양의 노래'가 방영되고 있어서 포스터 등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다는 말도..

잘 해놓긴 해 놨는데, 돈 안들이고 섬을 한바퀴 돌려면 꽤나 발품 팔아야 한다는 사실.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서도 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멋진 경치들을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 하자!

Posted by Hwijung

2006/10/10 01:22 2006/10/10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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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보다 일본이 맛있는 먹거리 2가지.

내가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못하는 것처럼 식성이라는게 개인차가 매우 큰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보편적으로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서는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맛있는 먹거리 2가지.

하나는 카레. 우리나라야 오뚜기 카레 하나 뿐이지만, 일본은 종류도 많고, 맛도 다양하고, 고형이라서 갤 필요도 없고, 많이 해먹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더 맛. 있. 다. 더 검은색을 하고 있는 일본의 녀석은 뭐랄까 더 숙성된 맛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 매운맛은 상대적으로 좀 덜하다. 한국에 온 일본 사람이 카레를 주문해서 먹다가 '앗? 이게 카레. 뭔가 미묘한걸.' 이라고 느꼈다는 이야기를 체험한 당사자에게 들었다. (참고로 초밥도 그랬다고 한다)

두번째는 녹차를 대표로 하는 각종 기성품 차 종류.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17차와 일본의 16차. 우리나라 보성녹차와 일본의 이토엔에서 나온 무슨 녹차. 이런 것들. 일본에서 거의 식수 대용으로 사용하다가 우리나라에서도 어디 한번 마셔볼까 하고 사먹었던 녹차 시리즈들. 이런 것은 일본의 압승이다. 일본애들이 워낙 자판기도 많고 차를 입에 달고 다니기도 하고 그러니까 많이 팔리니 연구비도 엄청 쓰고 그래서 나온 결과물인것을 이해한다면 뭐 당연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가능하면 기술 제휴 같은 거라도 좀 해줘서 우리나라 기성품 차 종류도 품질 업그레이드 좀 해주면 많이 사랑받을 것 같은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일본이 압도적으로 많이 먹는 것들이 역시 더 맛있다는 건데.. 뭐 따지고 보면 공평한거다. 김치랑 김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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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4 22:14 2006/09/0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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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37일간의 일본 생활

비행기가 떠나기 전까지의 남는 시간동안 김포공항 의자에 앉아 노트북으로 어떤 생활이 펼쳐질까 두근두근 하면서 글을 작성했던 것이 생생한데, 어느덧 한국의 무더위에 대해서 불평하면서 일본의 더위는 어땟더라. 기억이 가물거려지는 시점에 와있다. 나는 특별히 암기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른 것은 상관없지만, 이러한 추억이라던가 느낌이 쉽게 잊혀져 가는 것 만큼은 참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아마 이런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진을 2500장이나 찍고, 이것저것 글도 쓰고(메모 수준이지만) 그랬나보다.

일주일 후면 미국으로 떠날 예정인데, 그 이후에는 일본에 대한 추억이 더 희미해질 까바 최대한 글로 감상을 남겨놓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외국에 나가서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을 시작해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만한 일이겠지만, 어떤 문화적인 차이에 의한 오해라던가, 미묘한 행동의 머뭇거림이 있어서 '자신있게' 행동하고 말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아쉽다. 일본 회사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소심하고 수동적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환경의 변화에 대한 압박을 얼마나 견디어 내고 나 스스로로서 생활 할 수 있느냐 하는 시험무대였는데 역시 생각한 되로 잘 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았다. 외국에 이렇게 그들과 같이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참여한다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말이다. 계속 여행자로서의 생활만 동경했던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라 하겠다.

또한 생각해야 할 것은 얼마나 일본이라는 사회를 정확하게 파악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나름대로 꾸준히 생각하고 보고 듣고 한 것을 적용시키면서 갈고 닦으려고 노력한 부분. 몇가지 깨달은 점은 결국 한국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책이나, 언론을 통해 보고 배운 것 보다는 실제로 부딪히면서 느끼는 것이 백배 더 정확하고, 천배 더 유익하다는 것. 젊은 나이라서 체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비록 돈이 들더라도 직접 가서 느끼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돈만 많은 집에서 외출을 마음대로 못하는 노인이 되어버리는 것 보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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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8 22:08 2006/08/0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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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3일간

1. 도쿄에서 오사카까지의 야간버스라는 것.
돈 없는 배낭여행객이나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되어서 지정된 장소에 가니 온갖 종류의 사람들로 우글우글. 가족단위의 여행객부터 대학생. 심지어는 할머니까지 신칸센이외의 이동수단은 이게 유일한 것인가; 평일 비성수기라면 3900엔. 가장 성수기라도 4600엔이면 이용할 수 있으니 싸긴 싸다. 신쥬쿠에서 난바까지 7시간 30분정도 걸렸고 중간에 휴게소에서 15분간 2번 휴식! 계속 고속도로를 일정한 속도로 달려주니 자기도 좋고, 사실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잘 준비를 해 오기도 한다. 운전사가 2명이 타서 교대로 운전을 한다. 성수기 예약은 필수. 내가 갈때는 거의 모든 차가 만석이었다.

2. 오사카
덥다. 37-38도를 넘나든다. 도쿄보다 확실히 더 덥다고 한다. 이런 날씨에 교토 등 버스를 이용해서 걸어다니는 여행을 하다가는 버스기다리는 시간동안 탈진하기 일쑤다. 짐은 최대한 숙소에 놓고; 옷도 가볍게, 해를 가릴만한 것을 준비해서 돌아다니지 않으면 정말 힘들다. 노트북을 안심하지 못해 가지고 다닌것이 얼마나 체력 소모가 컷던지, 기요미즈테라, 금각사 정도만 간신히 보고 철수해야했던 아픈기억이;

3. 교토
볼것은 많은데 걸어다니기는 무리고,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겠다. 역에서 나오다가 보면 500엔짜리 1일 무료 패스를 파는 곳이 있는 데 그곳에서 한장 구입하면 하루종일 버스가 무료. 3번만 타도 이득이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이동해도 정류장에서 유적지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되는 곳들이 많으니 유의. 또한 유적지의 입장료도 만만치 않다. 핵심적인 것만 보도록 하자.

4. 박물관
교토, 나라 박물관은 일본의 3대 국립박물관의 하나로 꼽힌다는데. 정말 볼 것이 많다. 우리나라 처럼 외세의 침입으로 유물들이 손상되지를 않아서 그런지 수백년 지난 책들도 말끔하게 어제 쓴것처럼 보관되어있는 것에 놀랐다. 또한 일본 유물뿐 아니라 중국, 한국 유물들도 있으니 참 괘씸하지만, 잘 해놨고 볼거리는 많다는 거다.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꼭 들러보도록 하자. 그리고 나라에서는 상비된 PC에서 일본의 모든 국보를 사진으로 조회하는 것이 가능했다. 놀라운 것은 해설까지 완벽하게 한글로 번역해서 제공한다는 사실. 일본 생활 전반적으로 느낀것이지만, 문화적인 측면에서 컨텐츠의 깊이라던가 양은 정말 엄청나다.

5. 숙소
하루 2명에 2300엔짜리 숙소에서 잤는데.. 숙소는 돈을 아끼지 말도록 하자. 일본 일용직 노동자들이 장기 숙박하는 숙소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거미, 바퀴벌레등과 같이 잘 생각이 아니라면 적어도 4000엔은 이상되는 숙소에서 머물도록 하자. 인터넷이 안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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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8 22:07 2006/08/0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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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의 단편

회사에서 내 옆자리에 앉는 하마미치 에이지씨.
공장과 영업부와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늘 바쁜 그는 하루종일 외근을 나가있는 일도 많다.
그런 그와 공장 견학을 갔을때 차에서의 대화.

"일본에서 차 라이트를 반짝거리는 건 '아 먼저 가세요' 이런 의미잖아요. 한국에서 라이트를 반짝거리는 것은 '내가 먼저갈꺼니까 가만히 있어!' 라는 의미에요. 반대로."

"도쿄 근방은 그런 의미지만, 일본도 다른 지방에서는 한국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곳도 있어요."

일본도 지방에 따라 성격이 다양한가보다.


영업사원인 하기와라 사야코씨.
그녀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한국에 여행을 온적이 있다고 한다. 명동이라던가 와본일이 있는 것 같지만 꽤 오래전 일이기 때문에 어디에 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에 대한 기억을 물어보니..

"한국에서 귀국을 위해 공항에 가는데 상당히 이른 아침 비행기였어요. 그래서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맞은편에 앉은 할아버지가 꼿꼿하게 부동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자고 있는거에요. 근데 갑자기 움직이더니 가방에서 빵을 꺼내서 먹기 시작하는 거에요. 눈을 감은채로. 그 상태로 가방에서 음료수까지 꺼내서 아침식사를 끝냈는데 도중에 한번도 눈을 안뜨는거에요. 그래서 신기한 할아버지다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출국하기 위한 검사대에 그 할아버지가 앉아 있는거에요."

한국인도 겪기 힘든 일을 겪어서 그게 한국에 대한 인상으로 그녀에게는 남아있는 것이다.


디자이너인 다카하시 히로시씨.
그는 나이를 잘 모르겠지만 나랑 비슷해보이는데, 꽤나 게임 광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건너간 온라인 게임에 대해서 큰 흥미를 보이는데..

"한국에는 PC방이라는게 있어서 일본사람들이 빠칭코 가게에 엄청나게 앉아있는 것처럼 모두들 앉아서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어요. 일본이 혼자서 하는 게임문화라면 한국은 온라인으로 같이 하는 게임이 아니면 안되지요."
"일본에도 라그나로크 온라인이라던가 꽤 인기가 있었어요. 일본도 점점 그런쪽으로 변해갈 것으로 생각되요. 게임 센터라던가 하는 것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거든요."


역시 영업사원인 야바시 마사히로씨.
씨라는 말을 붙이기 좀 그런데, 나와 동갑에 같은 월에 태어난 그다. 일본은 군대가 없기 때문에 올해 졸업해서 처음 이 회사에 입사한 것이라는데.

"신화(신와라고 발음했다) 알아요?"
"신와? 그게 뭔가요?"
"한국의 아이돌 그룹인데 왜 춤추고 그러는 애들 있잖아요"
"아~ 신화요. 신화"
"알고 있구나, 요즘 여자애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는 것 같아요. 제 친구중에도 보아를 좋아하는 녀석도 있구요"

욘사마에 이은 한류 스타는 누굴까. 참이슬 선전에 장동건이 나와서 한국어로 광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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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대화들도 오늘로 마지막이네.
돌아보면 역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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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4 15:13 2006/08/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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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코스로 잡고 싹 돌았다. 아침 8시에 나가서 집에 들어오니 7시가 다 된 시간; 말 그대로 찍고 온 셈인데, 어짜피 거리 구경과 쇼핑으로 유명한 거리들이라.. 산것은 조그만 선물 하나.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다리만 튼튼하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에비스-다이칸야마-시부야 코스는 걸었고, 시부야-하라주쿠는 야마노테센으로 한정거장. 하라주쿠-오모테산도는 역시 걸었고 하라주쿠에서 시모기타자와까지는 신쥬쿠까지 야마노테센으로 간 후 오다큐센으로 갈아타고 갈 수 있다. 이렇게 돌아다녔는데도 JR 하루 프리패스를 사는 것 보다는 매번 표를 사서 다니는 것이 싸다.  

간단한 감상.

에비스 - 볼꺼 별로 없다. 대충 보고 다이칸야마로 고고
다이칸야마 - 이국적인 건물들이 매력이지만, 구역 자체가 좁기때문에 빨리 둘러볼 수 있다.
시부야 - 그 유명한 시부야다. 일본 젊은이의 문화에서 뭔가 즐길 것이 있다면 역시 이 곳이 메카. 길에서 나눠주는 공짜 음료수를 얻었기에 이미지 UP. 곳곳에 유명한 장소와 맛집이 위치.
하라주쿠 - 어울리지 않게 메이지 신궁앞에서 코스프레를 하는 묘한 문화적인 격차가 존재하는 곳. 흑인 삐끼들은 3~4개국어를 구사하면서 호객행위를 한다. 파르페가 유명하다는데.
오모테산도 - 긴자보다 더 명품거리.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이쇼핑만으로도 즐거울 것. 쇼핑을 하고 나오면 고객이 사라질때까지 90도로 인사하는 종업원이 인상깊다.
시모기타자와 - 돈없는 젊은이라면 이곳에서 쇼핑을 즐기자.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구경에 시간가는줄 모를 것. 대학로처럼 소극장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많은 인파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신쥬쿠 - 무슨 말이 필요있을까. 일본 최고의 유동인구를 가진 곳이며 그 사람들을 잡기위해 수많은 업체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곳. 한국인 관광객을 정말 많이 봤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 모든 장소가 사람들로 붐빈다. 모든 장소가 한번쯤 가볼만은 한 곳. 일본의 문화를 단시간에 많이 체험하려면 이 코스가 최고가 아닐까? 게다가 가까운 곳에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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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3 15:38 2006/08/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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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1리터의 눈물 로케지를 찾아서.

  일본에 온지도 3주가 지나, 가이드에 나와있는 곳들은 거의 다 돌아보게 되었을 무렵. 이제는 남는 시간에 어디를 가야할까라고 고민할 시점에. 문득 그래도 일본까지 왔으니 좋아하는 일본 드라마의 촬영지를 방문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춘천을 찾아가는 겨울연가의 광팬 일본인의 기분인건가. 아무튼 몇가지 조건을 염두에 두고 인터넷을 찾아봤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재미있게 본 드라마 일 것. 또 비교적 최근에 본 드라마 일 것. 재미도 없는 드라마, 기억도 잘 나지 않는 드라마의 로케지는 가봤자 역시 의미 없음이다. 다음으로는 드라마에서 꽤 의미가 있는 로케지일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거리가 가까울 것. 역시 교통비도 무시할 수 없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드라마 촬영지까지 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조건을 두고 검색해본 결과.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로케지. 바로 1리터의 눈물. 두 남녀주인공이 처음만나는 보도교. 중간고사 기간에 이 드라마를 보고 -ㅅ- 얼마나 실수다 라고 느꼈던지; 감동적으로 본대다가, 금요일 오후에는 다치카와에서 인턴쉽의 발표회가 있고. 고작 5정거장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로케지를 아침 일찍 가면 교통비 부담도 거의 없을 것 같아서 결정. 주소를 찾아서 지도 상에서 표시한 후 무작정 아침일찍 이곳 숙소를 나섰다.

  보도교가 위치한 JR 미나미타마 역까지 가려면 꽤 복잡했는데, 미타선을 타고 스가모에서 JR야마노
테선으로 갈아타고 신쥬쿠에서 츄오선으로 갈아타고 다치카와까지 간 다음 또 다시 남부선으로 갈아타고 5정거장 가량을 가야 도착할 수 있었다. 1시간 30분 남짓의 기차여행. 다치카와까지는 많이 왕복한터라 별 어려움 없이 미나미타마 역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한 역사는 여기, 도쿄가 맞아? 할 정도의 아주 작고 초라한 역이었다. 주위도 사람이 많이 살만한 동네는 아니고 차가 없으면 꽤 교통이 불편해 보이는 동네. 이제 이 곳에서 예상 시간 40분을 걸어야 목표로 하는 보도교까지 도착할 수 있을 터 날씨가 흐려 햇빛이 안나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다.

  출구가 하나이기때문에 망설임 없이 나가서 직진, 처음으로 만나는 커다란 길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곧 나오는 3거리에서 왼쪽으로 도는 길. 자세하게 나온 지도 덕분에 별로 헤매는 일 없이 걸어갈 수 있었다. 단, 문제가 되는것이 처음부터 등장하는 엄청나게 긴 오르막길. 자전거를 타고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신나는 레이스를 즐길 수 있지만, 걸어올라가는 사람이나 자전거를 끌고 나랑 같은 방향으로 올라가는 사람에게는 기가 질리게 할 정도로 계속되는 오르막길이다. 아무리 햇빛이 안나는 날이지만, 이 상황에서 이미 땀이 흥건. 주변이 전부 공원으로 둘러쌓인 녹지였지만, 그래도 더웠다.

  오르막에 이어지는 약간의 내리막을 지나 땀을 식히려고 천천히 걸어가자 나오는 주택가. 주변의 집
도 그렇고 참 잘 꾸며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들도 다 나지막 하고, 공원에 둘러쌓인데다가 가게들의 인테리어도 일본식이 아닌 어디 유럽이나 미국의 마을처럼 꾸며놨더랬다. 금요일 오전이라 놀러나온 유치원생들이 분수대에서 놀고 있었고, 젊은 아줌마(?)들이 유모차에 아기들 데리고 산보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도쿄에서 적당하게 떨어진 교외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2층으로 된 차고가 딸린 자기 집을 가지고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것이 일본인의 꿈이라나 머라나 하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이런 동네가 바로 그런 꿈을 이룬 사람이 모여사는 곳이 아닌가 싶었다.

  일본은 곳곳에 시설이 잘 갖추어진 야구장이 있는데, 조금 커다란 공원에는 하나씩 있어서 근처의
학교들끼리의 대항전을 하곤 한다. 그만큼 야구를 좋아하는 국민들이고 또 그래서 그만큼의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기도 하다.  지나가면서 옆쪽으로 공원에 붙어있는 커다란 야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볼 수가 있었다. 한 팀이 7:0으로 지고 있었지만 재미있어보였다. 뒤쪽 관중석에는 응원나온 부모님들도 보였고,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도 응원을 하러 나왔는지 뭐라고 외치면서 경기를 보고 있었다. 일본의 고등학교는 지금 방학일텐데 참 부활동에 열심히구나. 이런 경기장의 잔디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걸까. 정말 잘 관리되는 듯 보였는데 역시 펜스길이는 조금 짧은 듯 했다.

자 이제 이 커다란 다리가 보이면 절반을 훌쩍 넘어 고지가 저 앞이다. 벌써 30분 가까이 걸어 온 탓에 땀은 비오듯 하지만, 그래도 주위 풍경과 일본 사람들의 일상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공원과 공원이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기에 공원 사이로 차도가 있고 이러한 다리를 만들어서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다리 하나하나도  각각의 디자인을 가지도록 만들어서 오피스 중심지의 딱딱한 육교와 비교하면 예술 작품처럼 보이게 잘 해놓았다.
다리를 건너자 앞에 보이는 것은 커다란 육상 경기장. 방금전에 봤던 야구장을 훨씬 뛰어넘는 크기에 잘 정돈된 육상 트랙. 그리고 가운데서는 체육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높이뛰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저 멀리 스탠드 근처에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뭔가 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무슨 동네 주민을 위한 행사가 아닐까 싶었다. 공원을 도는 중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을 계속 마주쳤는데, 역시 건강을 위해서 운동에 열심히인것은 우리나라나 마찬가지 인 것 같았다. 전에 황거 앞에서도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 무척 많았던 기억이 났다. 이제 이 공원의 오른쪽에 있는 체육관을 지나면 지도상으로는 거의 다 온 것. 마지막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차도로 내려가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조금 가자 공원의 끝 부분이 나오고 저 멀리 놓여있는 다리가 보였다. 지도상으로는 저 다리가 로케지!  빠른 걸음으로도 40분이나 걸리는 거리를 지나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 아마 역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배차시간도 길 뿐더러, 정류장이름도 알 방법이 없어서 무식하게 걸어올 수밖에 없는 이 길. 다리가 불편하면 찾아올 수도 없는 로케지다. 아무튼 이런저런 불평하면서 걸어왔지만, 이 사진을 찍은 상황에서는 마구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힘들어서 실행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언덕을 모두 내려가자 나오는 다리로 올라가는 입구. 사실 이 다리는 공원과 주택가를 연결하는 다리. 즉 공원의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반대편은 언덕으로 아기자기한 집들이 모여있는 주택가의 위쪽 부분과 연결되어있는 것이다. 올라가는 길은 역시 직선으로 쭉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경사면과 평면이 교차로 나타나고 있었다. 뭔가 특이함을 추구하면서 꾸미고 싶어하는 일본인의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보도교의 위로 올라가자 보이는 다리의 전체 모습. 드디어 온 것이다. 1년 전쯤의 여름에는 이 곳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날씨가 흐려서 선명하게 찍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이 곳이 바로 사와지리 에리카양이 넘어져 있었고. 남자주인공(역시 이름을 못외운다;)이 도와준 그 다리. 드라마에서는 한쪽으로 세워져있는 엄청나게 많은 자전거가 있었지만, 사실 다 스텝이 가져다 놓은 것. 이러한 다리에 그렇게 많은 자전거가 서 있을 리가 없다. 주위에 역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약 15분간 주위를 돌고 사진을 찍고, 셀프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 했지만, 단 한명도! 다리를 건너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없는 이곳이다. 저 기둥은 단지 장식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저 기둥 주위를 둥글게 돌아가면서 지상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존재한다. 이 다리의 위쪽과 아래쪽에도 역시 차로를 건너가는 다리가 있는데 둘다 다른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다리 마다 다르게 디자인 되어있으므로 역시 다리 마다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 다리 이름은 나가미네바시. 아무튼 아무도 안보는 이 다리에서 혼자 뛰어놀다가 다시 온길을 거꾸로 헥헥 거리면서 걸어온 그러한 슬픈 이야기 이다.

  요즘은 사와지리 에리카양을 자이리쉬라는 자이리톨의 짝퉁 같은 껌 선전과, 가네보 였던가. 화장품 선전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금요일에 하는 태양의 노래라는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 드라마의 주요한 로케지인 에도시마 근방을 그저께 다녀왔더랬다. 오늘 올린 포스트는 저번주 금요일의 이야기. 시간이 나는대로 그쪽도 정리해서 올려보도록 하겠다.



Posted by Hwijung

2006/08/01 11:42 2006/08/0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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